지난금요일에 서울대학병원에
귀때문에 이비인후과를 다녀왔다.
어릴때 수영을 하고는 귀에 물이나와서
솜을 넣었던것 같은데 빼지 못한채
20여년을 그냥 귓속에 있었는지
여름이 되면 항상 귀때문에 병원을
다녔는데 어느날 귀를 후비다가
큰 귀지가 딸려나왔는데 그때 굉장히
아파서 병원에 가봤더니 오래된 솜덩이가
딸려나오면서 고막을 건드려서
찢어졌다며 수술을 해야한다했다.
그래서,우리 지역에서 제일 큰 S병원에서
인공고막이식수술을 받았는데 그후로도
소리가 잘안들리는것 같아 그 병원에가서 몇번이나
검사를 했는데 수술도 잘되었고 시간이
흐르면 차츰 잘들릴거라했다.
한쪽귀가 잘들리니 생활하는데 큰 불편도 없어
그냥 지냈는데 2년전에 모임에 가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소곤거리며 말을 걸었는데
무슨말인지 못알아들어 그냥 '예,예'했더니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길래 개인병원에 가서 청력검사를
받으니 왼쪽귀의 청력상태가 많이 나빴다.
다시 수술한 병원에도,여러개인병원에도 다녔지만
수술은 잘되었는데 안들리는 이유는 모르겠다고 하면서
보청기를 끼라고 권유를 하는게 아닌가.
몇살인데 벌써부터 보청기를 끼라니...
속이 상하여 인터넷으로 서울에 있는 큰병원들의
이비인후과를 검색하였고,서울대학병원의 김모교수님이
학회에서도 인정을 받는 난청 이비인후과 선생님인것같애서
특진 진료예약을 했고, 지난 금요일에 아침일찍
서울로 올라가서 차례를 기다렸다.
내차례가 되어 왼쪽귀를 내밀고 있는데
모니터를 보라하더니 인공고막을 씌운게 아니고
얼렁뚱땅 옆살을 떼어 그냥 메꾸기만 했다고 했다.
그러니 소리가 잘 들릴리가 있냐면서 다음주에
CT 촬영을 하고 다시 진료를 하고 수술을하면 되겠단다.
그말을 하는 의사선생님이 너무 간단하게 얘기하는데
순간 수술받았던 그 당시의 병원의사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렇게 여러병원에서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다는 의사들에게도....
어렵다는 의과 공부에 대해 가타부타하지는 못하겠지만
같은 전공과목으로 공부를 했을건데
지방과 서울에서의 검진결과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가 싫다.
간단하게 수술을 하면 잘들릴수있는데
아직 나이가 있는데 평생을 보청기를 껴야한다는
비참함에 빠졌었는데,,,,
그날 대학병원을 나서는 내 발걸음이
어찌나 가볍던지 옆에 따라오던 딸애는
'엄마. 기분이 좋은가봐,날아가네'
그랬다. 2년동안 은근히 속앓이를 했었는데,
진작에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진료를 해볼걸 싶었다.
지방에도 대학병원이 있고,큰 종합병원들이 많다.
그럼에도 왜 사람들이 서울에 가서 수술울 받을려
하는지 알것도 같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서울로 수술받으러갈때는
경비,시간에 많은 낭비가 따르는줄 알면서도
고집하는 이유를....
큰병에 비하면 내경우는 아무것도 아닐수도 있지만
어려운 자리에 나갈때마다
불편한 보청기를 껴야할 내 처지로서는
이번 진료는 아주 특별한 혜택이었다.
혼자 열을 올리는 나에게 딸애는
'엄마! 서울로 이사와서 살면 되잖아요'
'뭔소리여,그라몬 너거 아빠는 우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