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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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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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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벽증


BY 수련 2005-05-19

지난주에 휴가를 다녀왔다.
작년의 휴가때 에어컨이 시원잖은 차를
타고 해를 쳐다보고 가는 서해안으로 가면서
더위를 먹은 남편은 휴가지를 잘못 선택했다고
애궂은 나를 얼마나 닥달하던지 생각만해도 질린다.

또 나는 해삼을 먹고 식중독에 걸려 밤새 진땀을
흘리며 고생할때
내년에는 절대로 따라 나서지않겠다고
맹세를 했었는데 일년새 둘다 잊었나보다.

남편은 자신의 금쪽같은 휴가를 집에서
그냥 보내지 않겠다며 나설채비를 했고,
주인따라 가는 가아지마냥 대충챙겨 쫄쫄 따라나섰다.

대충이라고 말하지만 휴가를 떠나면 내가 꼭 챙기는게 있다.
얇은 이불두개와 베게하나를 보자기에 싼다.

남편의 물건을 빠뜨려놓고 갈때가 많아
정신을 어디다 빼놓고 다니냐며
한소리를 듣는일이 허다하지만
이불보따리만큼은 절대 잊어먹지 않는다.
잠자리에 들기전에
챙겨온 보따리를 주섬주섬풀어 이불을 펴고 누우면
어김없이 뼈마디섞인 소리를 한다.

"어째 그놈의 이불보따리는 빠뜨리지않고 챙겨오냐?.
그게 무슨 보물단지나 되는것처럼...쯧쯧
요상스런 여자네,내 속옷은 빼먹고 오면서...
당신은 별종이야,별종! 그냥 자면 어디가 덧나냐?"

온갖말로 구박을 받아도 찍소리를 못하고
가져온 얇은 이불을 깔고, 덮고, 베고 잔다.
그렇다고 내가 유난히 깔끔스런 여자는 아니다.
차라리 민박이나 친척집에 잘때는
그냥 그집 이부자리라도 잠을 잘이루지만
휴가를 떠나 모텔에 들게되면
내 이부자리를 깔지 않으면 잠을 설친다.

2박3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집에서 하루쉬고
다시 직원가족들과 남해상주로 일박하러 가게
되었는데 남편의 심상찮은 협박에 이불보따리를
못가지고 떠났다.

같은 숙소에 들건데 이불보따리를 들고 들어가는걸보면
직원들이 별나다고 흉본다며 절대 안된다고 엄포를
놓는바람에 그냥 따라나섰다.

저녁에 직원들과 이벤트를 즐기면서
남편은 술을 마셨고 방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위에 쓰러져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원래 방을 구할때 침대에 익숙치않아 온돌방에만
자는데 직원들 눈치보느라 방을 고를 입장이
아니어서 배치받은대로 들었는데 하필
침대인데다가 내 이부자리도 없고
밉살스런 생리까지 겹쳤으니 허리가 아파 끙끙
앓으면서도 잠을 이루지 못해 맨바닥에 누었다가 편치않아
할수없이 침대끝에 누었다가 떨어지고.....

한번도 안깨고 탱크소리를 내며
잘 잔 얄미운 남편은 아침에 눈이 빨개진
나를 보더니 밤에 잠안자고 뭐했냐며
시침떼고 놀렸다.
내년에는 절대로 휴가에 따라나서지 않을거라고
입을 삐죽거리는 나에게
"그래, 내년에는 나혼자만 갈거니까 따라나서기만 해봐라"

아이구! 잘났다.마누라보다 체면이 훨씬 중요한
남자니까 내년에 혼자 잘떠나보셔~
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