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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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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언젠가.


BY 수련 2005-05-19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추석은 모든이에게 풍성함을 말하는것이리라.
그러나, 과연 모든이들의 마음이 다 즐거울까.

우리나라 주부들에게는 달갑지않을것같다.
추석며칠전부터 메스컴에서는 '추석스트레스'에
대해서 연일 방송을 했다.

시댁에 가서 죽도록 일만하고 돌아오는 며느리들,
거꾸로 며느리눈치보는 시어머니들.
또, 부인과 어머니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편들...
아이들만 빼고는 모두가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단다.

그래도,오며가며 정체되는 차속에서의 고역을 참으며
굳이 고향으로 명절을 지내는 가는 이유가 어디있을까.
안가면 돌아가신 조상님께 혼날까봐?
아니면 나만 불효자가 되는것 같애서?

남편들은 부모,형제를 만나고,어릴때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아련한 추억의 여행을 즐기고 싶어서일까.
그러면,결국 주부들도 명절끝에 친정가는
이유는 같지 않을까싶다.

그러므로, 시어머니들은 편한 마음으로 딸들을
맞이할려면 내 며느리도 제사지내고나서 어서
친정으로 기분좋게 보내주어야 할것같다.

우리나라의 주부들은 가족관계에 있어 시누이,올케의
묘한 갈등때문에 속앓이를 많이 한다.
결혼전에는 나도 올케와 많이 다투었다.
그리고, 친정 제사에 갔을때 오빠의 올케역성은
울컥울컥 화가 치밀때가 많았다.

그런데, 시댁 제사때에 남편이 식구들앞에서 일부러
표나게 면박을 줄때는 되려 속상한걸 보면
요상한 여자의 마음이다.

결혼을 하고 남의 올케가 되고 난후에
시누이가 제사지내러 왔을때의 행동에 느낀바가 있었다.
손가락하나 까딱 안하고
시어머니하고  방안에서 계속 이야기를 하며
놀고있을때의 부엌에서 혼자
힘들게 일하고 있는 나는 마찬가지로 친정올케가 되는것이다.
오랜만의 해후에 엄마와,언니와 동생들과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나누고 싶을까,

내가 친정갔을때 엄마무릎베고 누워서 노닥거리고 있을때
올케는 혹시나 자기흉보는지 알고 일하다말고
수시로 드나드는걸 보고  눈을 흘기지 않았던가.

세월이 흐르면서 마음의 여유도 부려볼수있게 되었다.
나 하나만 희생하면 얼마든지 온 가족들이
즐거울수있는데....
그러나, 겉만 천사인척 흉내를 내면서 명절이 끝나고나면
친구들과 시댁식구들의 끝없는 흉보기를
수다로 그 후유증을 다 털어내버린다.
그러면서 마음을 추스리고  또 다가오는 제사,설날을 맞는다.

어쩔수없는 우리나라의 내려오는 관습을
없앨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도 결국
며느리들이 싫어하는 시어머니가 될것이니
이 노릇을 어찌할꺼나.




2002.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