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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자녀에게 식당에서 술을 권하는 부모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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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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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자.


BY 수련 2005-05-19

일요일이라 잠자리에서 미적거리고있는데
일어나라며 찝적거리던 남편은 내가
발을 툭툭건드려도 꼼짝안하니 이불을 홱 걷으며
동창회운동회에 참석해야한다며
빨리 아침준비하란다.

잠바를 달라기에
무심코 얇은 잠바를 건네자
때가 어느땐데 여름옷을 주냐며
휘리릭 던진다.아직 한낮에는 덥던데,
그래도 소매는 길어서 입어도 되겠구마는 유별스럽다.

조금 두터운 잠바를 받아입으며
밉상아니랄까봐 한소리를 한다.
"나이를 먹으니 여름이 갔는지,
가을이 왔는지 계절감각도 없냐?"
'흥~ 잘났어, 그래요,당신은 감각이 뛰어났고,
나는 미련 곰탱이라 계절이 바뀌는것도 몰라요'
내뱉지는 못하고 입안에서만 맴돈다.

혼자서 누웠다 앉았다,테레비를 켰다,꼈다해도
왜이리도 시간이 안가는걸까.
일요일이라 친구신랑들이 있으니
전화수다도 떨수없고, 평일보다 일요일에 혼자있어보니
시계도 시침에 무거운 추를 달아놓은것 처럼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는것 같다.

혼자서 가까이 있는 백화점안을 돌아다녀본다.
여자옷 매장에는 가을옷으로 코디해놓은곳도있고
성급하게 겨울옷을 입은 마네킹도 눈에 띈다.

세일하는 가판대앞에서 티셔츠를 뒤적이다가
아차싶었다.집에 가서 옷장정리를 하면 올 가을,겨울에는
이리저리 코디해서 입을게 많을거다.
작년에 새로 산 옷도 있고....

눈요기만하고는 얼른 집으로 와서
가을옷을 하나씩 꺼내어 긴 거울앞에서 모델마냥 패션쇼를 해본다.
티셔츠도, 작년에 산 갈색 상의도 꼭 낀다.

작년에 조금 작은듯했지만 균일가로 세일하길래
옷에 몸을 마추면 된다싶어 샀었는데
살이 빠지기는 커녕 되려 찌는 바람에
단추가 여며지지가 않았다.어휴~내년에는 입을수 있을라나.

2년째 입던 원피스도 입어본다.
아이구머니! 뒷 쟈크를 올릴수가 없었다.
다 올렸다가는 너무 탱탱하여 미어질것만 같아
얼른 벗어버린다. 이일을 어쩐다!

바지도 허리춤이 너무 끼여 숨도 쉴수가 없다.
며칠을 굶어야 입을수나 있을까.

추석에 집에 내려온 딸아이가 엄마 쌀쪘다고
며칠있는동안 밤마다 학교운동장을 뛰게하고
줄넘기를 300개씩을 하게 만들면서
지가 올라가고나도 꼭 운동하라며 눈을 흘겼건만
딸애가 간 그날로 스톱을 했으니
어찌 살이 빠질리가 있나.

옷을 죄다 꺼내 입었다 벗었다 하는것도 힘들다.
할수없이 몸에 끼는옷은 뒤로 제껴걸어두고
그나마 맞는옷은 앞쪽으로 걸다보니 몇벌 안되는것 같다.

그렇다고 또 옷을 살수는 없다.
누구말대로 있는 옷에 몸을 맞출려면 독한 마음을
먹고 지금 당장 시작해야겠다.

마침 남편도 저녁먹고 올것같아 사과 하나,우유한잔을 먹고,
밖에 나가서 줄넘기를 300개를 했다.
운동장을 돌려니 너무 깜깜해서 무섬증이 나서 내일하기로 하고
컴앞에 앉았는데 벌써 배가 고파온다.
차라리 잠을 자버리면 되겠는데
언제 올지 모르는 남편을 기다려야 하는데
과연 참아낼수 있을까.
작심삼일이 될까봐 은근히 걱정이 되지만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본다.

' 난, 할수있다,꼭 해낼수있다.
가을이 지나가기전까지 목표감량 3KG'

그런데 가을이 지나갈려면 얼마나 남았지?
목표를 너무 많이 잡은건 아닐까. 2002.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