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결혼한지 벌써 25년이되었다.
며칠전 백화점에서 보내온 축하메세지를
보고는 달력을 쳐다보니 '아!벌써~ '싶다.
아침에"오늘 우리 결혼한지 25년되는 날인데..."
미쳐 말도 끝나지않았는데
오늘 행사가있다면서 바쁜지 들은채도
않고 나가버린다.
하기사 새삼스레 챙기면 뭐하랴.
25주년이면 은혼식인데.
50주년이면 금혼식이고.그때가 되면 자식들,손자들에게
둘러쌓여 절도받고 하겠지.
지금은 아이들도 결혼전이고 남편도 나도 아직은 늙었다고
여기지않으니 그럴분위기는 아니지만 '은혼식'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묘해진다.
생판 남남끼리 만나 25년을
한이불속에,한솥밥을 먹으면서 둘이 하나가 되기위해
무던히도 다투었는데...
이제는 서로의 눈짓,몸짓만 보아도 뭘 원하는지
감을 잡지만 그래도 가끔씩 싸울때는
아직도 낯선 사람인것 같은 기분이 들때가 있다.
내 잣대로만 남편의 단점을 들어 속상해하고
미워하고 했는데 반대로 남편입장에서는 나는
완벽한 여자였을까.
평소에는 말을 안하다가
취중진담이라고 술먹고 나에 대한 불만을
끝없이 늘어놓는걸 보면 나도 남편에게 부족한점이
꽤 많은 마누라였던가 보다.
내스스로 아이들 잘키우고 남편에게 내조를 잘했다고
치부해버리기에는 상대편인 남편에게
만족을 주지못했다면 지나침이 아닐까.
년말에 부부모임에 나가 둘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부가
오누이처럼 닮았다고들 하였다.
아무리 살펴봐도 닮은 구석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데 남편도,나도 의아해 했다.
오랜 세월동안 같은 공간안에서 부대끼다보면
어느새 식성,습관이나 행동들이 닮아갈수도있을거고
아이들의 얼굴에서 아빠,엄마의 모습이
짬뽕이 되어 나타나니 온식구가 닮은꼴이 되지않을까싶기도하다.
25년을 돌아보면 그 세월이 까마득한데
언제 여기까지 왔는지 세월이 흐르는물과 같다는 말이 새삼스럽다.
앞으로 금혼식이 되는 25년후를 별탈없이
또 맞이할수있을지는 모르는일이다.
살아온날보다 살아갈날이 더 짧은 생이지만
서로에게 더이상 상처를 주지않고
동반자로서 남은생을
후회없는 삶으로 보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