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우리동네 투표하는 날!
선거홍보물을 뜯어보지도 않다가
아침에사 열어보았다.7명의 국회위원후보들의
신상명세를 살펴보았다. "누굴 찍을까?"
"거기 찍을 넘이 어디있노.쓸만한 넘 하나도 없구먼"
"ㅎㅎㅎ 제일 잘생긴 남자를 골라야지 "
"눈이 삐었냐? 그것도 인물이라꼬..쯧쯧.."
아침부터 씽긋이 웃는 남자들 사진보고서 침 흘리는
마누라를 보고 괜히 옆에서 심통이다.
직접 우리손으로 4명의 대통령을 뽑을때마다 우리집에는
진풍경이 연출된다.며칠전부터 부부는 일심동체라며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찍어야 한다는 우리집 남자의 말에,
민주주의나라에서 그게 무슨소리냐고,
콧방귀만 끼는 나에게 처음에는 부드럽게,그래도
꼼짝않으면 협박으로,그래도 안되면 뇌물공세로 이어진다.
푸르스럼한 지폐가 눈 앞에서 한장씩 더해지면
그때사 못 이기는채
"뭐 그러죠.하기사 거시기가 제일 나은것 같기도 하네"
그러나,정작 투표장에서 하얀 휘장속으로
들어가서는 내 의지대로 머시기를 쿡~ 찍는다.
"야무지게 찍었재?
거시기가 앞으로 정치 잘할거구마,두고 보래이"
그렇다고 선거운동원도 아니다.출세를 보장받는것도
아닌데 마누라 한표에 당락이 결정
되는것처럼 하는걸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우습다.
그런데.....
4명의 거시기들이 꼭대기자리에 올라가고
한달, 두달,세달이 지나면 남편은
슬슬 심사가 뒤틀린다.테레비 뉴스에
어김없이 메인에 나오면 "에이~ 딴데 돌려"
탁~ 다른채널에도 또 나온다.
이번에는 숫제 "꺼~~ $%*#"
애먼 나까지 뉴스를 못 본다.
아니 그렇게 열렬히 지지를 하더니만
어째 세달을 못넘기냐.
" 음~~그러니,역시 내가 잘 안찍었지."
가재눈을 뜨고 쳐다보는 남자를 피해
휘리릭 방으로 들어간다.그리하여,
거시들의 임기 5년동안 내내
나는 뉴스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이상하게도 모든 선거에서 머피의 법칙에 걸리는
내가 지지하는 머시기가 한번도 당선되지 않았다.
옷 정리를 하고 있는데 방송으로
계속 투표하러 나오란다.
백수가 투표를 안하면 누가 투표율을 높여줄거냐.
다시한번 선거홍보물에서 약력을 살피고
제일 낫겠다 싶은 후보를 찍었는데,
어쩐일이냐! 드디어 나의 머피의 법칙이 깨졌다.
머시기가 당선 되었단다.
오늘은 로또 복권을 사러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