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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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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


BY 수련 2005-05-10

1. 

대선,총선때마다 남편은 꼭 나하고 뭔가를 마출려고 한다.

"어이 마누라! 누구 찍을라카노?"

"남이사~ "

"에이 그래도 갈켜주야재"

"뭐라캅니꺼, 민주사회에 비밀투표 모르능교?"

"이사람아, 그래도 한 이불 덮고 한 솥밥을 묵는데 죽이 맞아야 안되겄나"

처음에는 욱박지르듯이 묻다가 차츰 목소리를 낮추어 내 눈치를

보는데, 그럴수록 나는 목에 힘이 더 들어간다.

 

지나간 몇번의 대선 때마다 본인이 선택할려는 후보를 찍으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나를 채근하더니 막상 그 후보가

당선되고나면  한 달 쯤 지나면서부터 테레비에 나오면

"에이 영.. 쯥" 하며 채널을 돌린다.

"도장 찍은 손가락 자르면 되겄네"

"뭐? 이사람이, 차츰 잘하겠지 .."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뉴스시간만 되면

채널을 이리저리...결국 나는 방에 있는 테레비 앞으로 가 버린다.

 

이번 총선에는 남편과 한 통속이 되었다.

미적거리며 누워서 책만 읽고있는 나에게 빨리 투표장으로 가잔다.

'주민등록증 챙겨라이" 워낙 건망증이 심한 마누라가 행여 빈손으로

가서 허탕칠까봐 불안한가보다.

 

투표장앞에서 남편은 나를 돌아보며 "됐나?"
뭐가 됐나고?  자기하고 같은 후보를 찍으라는 말이겠지 싶어

"알았어예. 찍고 나오면 맛있는거 사 줄끼라예?"

"하모"

이렇게 우리 부부는 투표를 마치고 서울에 있는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동생하고 퍼뜩 투표하러 가거래이. 너거들 누구 찍을끼고?"

"그건 왜 물어보세요? 알아서 찍습니다"

"야 그래도 @#$@#$$% 찍지 말거라"

 "아이 참! 엄마는 민주사회인거 모르세요? 우리가 알아서 찍는다니까요"

 

남편이 나에게 하듯이 나도 똑같이 아이들에게 하고있었다.

옆에있던 남편이 한마디 거든다.

"마누라야, 저거 알아서 찍거로 가만 있거래이 니가 와 그라노"

 치, 사돈 넘 말 하고있네.

 

이번에 당선된 국회위원들에게 말하고싶다.

이 나라의 대통령도 단임이고, 지차체장이나 시도,의원들도 재선으로 끝나는데

왜 국회위원은 재선, 3선 ,4선...끝이없는지. 그리고 왜 정년도 no?

일반기업에서는 삼팔선이니.오륙도니 하는데....

국회의원은 하얀머리 파뿌리가 되어도, 혀가 구부려져 말이 헛 나와도 왜 계속

해먹는지 알수가 없다. 10선의 문턱에 걸려 하차한 의원님도 있다.

 

이번에는 초선의원이 많이 당선되었다지만 그 사람들도

자리에 욕심을 내면 엉덩이가 무거워져서 들어낼 생각을 안 할건 기증사실이다.

발이 빠지면 다시 빼내기는 힘든게

여태 껏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이니까.

 

이참에 개혁할려면 국회부터 했으면 한다.

국회의원도 정년제로 하고 재선이상은 출마를 아예 못하게

법을 만들었으면 어떨까.

 

 

2

오전 내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전업주부인 내가 직접 정치판에 끼어들어 왈가왈부하지는 못하지만

요즘의 정치행태를 보면 화가 치밀어서 티브이를 켜기가 싫다.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액안이 가결되는 비극에 까지 이르렀으니

과연 누구에게 잘 잘못을 따져야하는가.

우리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대통령이니 우리 머리를 쥐어박아야하는 노릇이다.

나는 안찍고 니가 찍었으니 너도 같은 놈이라고  남의 머리를 때릴수도 없고.

부모가 모든 면이 좀 부족하다고 내칠수는 없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을

우리가 뽑아놓고 마음에 안 든다고 그래도 이런식의 탄핵은 안된다.

이왕 뽑았으니 임기를 잘 마무리할 수있도록 우리모두가 힘을 실어 주어야한다.

 

아침에 대화로 풀자는 대톨령말에 의원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였나 싶어 한 가닥 희망을 걸었지만 끝내 세계의 주목을 받는

혼돈의 나라가 되어버렸다.

 

국회를 송두리채 폭발 할려고 승용차로 돌진했는데 실패로 끝났다는

한 시민의 말에 박수가 치고싶은 현실이 우울하다.

작년에 올림픽 대로를 지나다가 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사당을 직접 눈으로 처음 보고

멋있다고 감탄을 했었는데 요즘들어 공중분해되고 없어지면 좋겠다는

극악의 생각까지  드니 정말 서글퍼다.

 

 

아무리 모자라고,  급진적이라도 일국의 대통령인데 국회의원들이 뭉쳐 이렇게

쉽게 탄핵을 해 버리다니 기가 막혀 어안이 벙벙하다.

누가,누구를 탄핵하느냐는 국민들의 소리를 국회의원들은

귀가 멀었는지 아예 귀머거리 행새를 하다니.

 

그렇다고 가슴만 치고 있을것인가.

이제 통탄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통째로 흔들려서는 안 될것이다. 아직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남아있고, 국무총리가 있고,국무의원들이 있고, 또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건재해있다.

한 동안은 나라전체가 술렁이겠지만 어서 빨리 냉정을 되찾아 할것이다.

 

 

오늘 창원공단에 오셨다.

 대통령이  무사히 귀경해서

조속한 사태수습이 되기를 간절한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