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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개구리 가족의 합창 (짧은 동화)


BY 수련 2004-05-28

 아직은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이른봄이지만 경칩이 지나자 엄마개구리와 아빠개구리는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서 알을 낳기 위해  여기저기 웅덩이를 찾아 나섰습니다.
"우와 여기에 작은 연못이 생겼네. 알을 낳기에 적당한 것 같아"
아빠개구리는 엄마개구리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였습니다. 햇볕이 따뜻하게 비치는 아담한 연못이어서 엄마개구리는 아주 만족하였습니다. 아마 올해 밭을 일구면서 연못을 팠는가 봅니다. 작년에는 없었거든요. 땅 밑에서 솟아나는 물은 아주 맑고 깨끗하였습니다. 엄마개구리는 신이 나서 우무질 막에 쌓인  알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도롱뇽도 어느새 이 연못을 발견하고는 밤중에 살짝 와서 알을 낳고. 다른 개구리들도 앞다투어 작은 연못에 알을 낳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연못이 비좁아져서 엄마개구리는 애가 탔습니다. 그런데 밭 주인아주머니가 물을 뜨러와서는 알들을 보았습니다.
"어머나, 개구리 알이 많네. 어, 도롱뇽 알도 있네"
아빠개구리와 엄마개구리는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아주머니가 알들을 퍼낼까 봐 조마조마해서 바위틈에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어요.
" 우리 밭에도 개구리가 있었나봐. 얼른 부화해서 폴짝폴짝 뛰어다녀라." 
조심스레 물을 퍼 가셨습니다.
 "아, 정말 다행이다. 좋은 아주머니인가 봐."
 아빠개구리와 엄마 개구리는 안도의 한숨의 쉬고는 손을 잡고 뛰면서 좋아했습니다. 날씨가 아직은 차지만 일주일쯤 지나자 알에서 깨어난 올챙이들이 꼬리를 힘차게 저으며 막 바깥으로 헤엄쳐 나오기 시작했어요. 땅위에는 파릇파릇 새싹들이 돋아나고, 작은 연못 안에는 올챙이들이 개구리가 되기 위해 부지런히 몸을 불리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연못 안에 올챙이가 수두룩하네. 너무 많은데.. 안되겠다, 붕어를 몇 마리 넣어놓아야지"
 주인 아저씨의 목소리가 어찌나 무섭게 들리던지 엄마, 아빠개구리의 가슴이 콩닥거렸습니다.
  아, 큰일났습니다. 며칠 뒤, 아저씨는 입이 커다란 붕어 세 마리를 연못에 풀어놓고 말았습니다.
시커먼 붕어들이 작은 연못에 들어오면서 물살을 일으키며 올챙이들을 잡아먹기 시작했어요.
 "이일을 어째. 애들아 어서 바위 틈새로 숨어라, 개굴개굴."
엄마, 아빠 개구리는 개굴개굴 발을 동동 굴렸어요.
"엄마, 아빠. 살려주세요, 너무 무서워요. 악."
 작은 소리를 내며 많은 올챙이들은 붕어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엄마, 아빠개구리는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했지만 어떻게 해 볼도리가 없었어요. 그렇게 며칠이 지나는 동안  유리관처럼 생긴 막 속에서 꼼짝도 않는 도롱뇽알만 연못바닥에 깔려있고, 올챙이들은 온데 간데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롱뇽은 아직 부화되는 시간이 멀었나봅니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연못에 물을 뜨러 와서 올챙이가 없어진걸 보고  아저씨에게  막 화를 냈습니다.
"왜 붕어를 넣어서 올챙이를 다 잡아먹게 만들어요? 개구리가 뛰어다녀야 밭에 해충이나 모기도 잡아먹고,
또  개구리노래도 얼마나 듣기 좋은데요, 당장 붕어를 건져내세요"
 '휴 다행이다. 아주머니가 조금만 더 빨리 연못에 오셨으면 우리 아기들이 살았을 텐데..'
아주머니는 그물이 달린 막대기를  가져와서 직접 붕어를 건져냈어요.
그제야 엄마, 아빠개구리는 아픈 가슴을 쓸어내리고는 살아남은 올챙이가 있는지 힘껏 불렀어요.
 " 애들아, 어디 있니? 개굴개굴"
아, 작은 돌 틈에서 올챙이 세 마리가 꼬리를 힘없이 흔들며 나옵니다.
"엄마, 아빠. 너무 무서웠어요." 겨우 살아남은 올챙이 세 마리.
" 이제 걱정하지마, 무서운 붕어는 다 나갔단다. 이제 맘껏 놀아도 돼."
다른 개구리들도 붕어가 없어진걸 알고 작은 연못으로 몰려와서 또 알을 낳기 시작했어요.
작은 연못 안은 예전처럼 소란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십여일이 지나자 드디어 올챙이꼬리가 뒷다리로 변하고, 가슴에는 앞다리가 생기고,
살랑거리던 꼬리는 점점 없어지면서  얼룩덜룩 예쁜 참개구리로 변태 하였습니다.

엄마, 아빠개구리는 개구리로 변한 삼 형제를 밭으로 데리고 나와,
 풀숲에 숨어있는 해충을 혀를 길게 뽑아 잡아먹는 방법도 가르치고,
미풍에 하늘거리는 상추 이파리에게도 인사를 시켰습니다.
"상추님! 우리 아이들 이예요. 예쁘죠? 개굴개굴. "
"아이 정말 예쁜 옷을 입은 개구리 삼 형제네요"
마침 상추사이에 난 풀을 뽑으러 아주머니가 오셨습니다.

 상추밭이랑에 있는 개구리 가족을 발견했군요.
"어머나, 벌써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었나 봐. 이리와 . 어디 좀 보자"
막내 개구리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혹시나 떨어지면 다칠까봐
엄마, 아빠개구리는 염려스러웠지만
 "자 엄마, 아빠랑 잘 살아라. "  살며시 막내개구리를 땅에 내려놓았습니다.
개구리가족은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를 위해 목청높혀 힘차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개굴 개굴 개구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