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강 지산
가파른 하늘 사선에서
파도는 구름으로 흐르고
수평선에 다다른 물결이 된다
검은 연기를 토해놓고
통통배는 시야에서 벗어나니
어둠은 또 한차례 바다를 삼킨다
너를 쫓는 불빛 굽이굽이 흐르지만
나의 어둠은
노래 한 줄의 차디찬 비명으로 잠든다
시간은 외딴섬을 지난다
그 끝에서 시간이 새벽으로 달음질 칠 때
횅한 갈매기 한 마리, 때 이른
겨울 품안에 들고 그 눈빛 고드름처럼
얼어버린 눈물로 맺힌다
가파른 하늘 사선에서
바다는 시간으로 흐르다
수평선에 다다른 내가 되고 있었다
姜智山印
참좋은사람2003년3월호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