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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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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서의 흑백사진


BY 마가렛 2021-10-08

저녁식사 후 아버님이 드신 빈그릇을 휴게실로 옮기로
병실로 들어섰다.
자리마다 커튼이 쳐 있어서 환자와 ,보호자의 얼굴도 잘 모른다.
천장의 형광등 불빛 만이 각 구역에 빛을 밝혀주고 간호사의  종종거리는 발걸음 소리만 들릴뿐이다.

아버님이 폰을 여시고는 사진을 보여주신다.
주로 가족사진이 나열되어 있다.
사랑하는 손자,손녀의 졸업식 사진과 우리와 여행가서 찍은 사진들이
반복적으로 나열되어 있다..
친구분들과 중국여행가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시고
흑백사진은  아버님 학창시절의 사진인데 앨범사진에서 찍어서
올리신 거라 선명하지는 않았다.
아버님의 추억이 고스라이 담아 있는 옛사진을 보여주시며
그시절의 추억에 잠시 머무시는 듯 했다.
가운데  계신 분이 아버님이라고 일러주시는데 흐릿한 사진의
교복을 입은 얼굴은 모두 비슷하게 보였다.
그러다가 보여주신 아버님과 어머님의 혼례사진에  내눈이 한참동안 고정되었다.
그야말로 옛날 쪽두리쓰고 시집 장가가는 사진으로
 20살의 꽃다운 어머님이 거기 계셨다.
가슴이 뭉클해졌다.
아버님은 어머님이 돌아가신지 어연 30년이 다되가는 지금도
어머님을 못잊으시고 당신 폰에 옛사진을 저장해 놓으셨나 보다.
갑자기 콧물이 나온다며 휴지로 코를 푸시는데 나도 덩달아
작은 눈물이 맺혔다.
집에 있을 때는 이렇게 이야기 할시간도 시간도 마련하지 못했는데
병실이란 작은 공간에서 아버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니
한층 가까워진 기분이다.

아버님은 며칠 전 갑자기 뇌졸증 증세로 대학 응급실로 가셨다가
중환자실에서 삼일을 보내시고 일반병실로 옮기셨을때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하고 또 감사했다.

어르신들은 밤새 안녕이란 말이 실감나는 며칠 전 그날 아침
아버님은 오른쪽 손과 발이 힘이 없으시다고 말씀하셨다
응급실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고...
난 하루종일 보호자 대기실에서 할 수 있는게 기도밖에 없었다.
공복에 여러가지 촬영도 해야 하고 지루해 하실 아버님께 카톡으로 위로하며 큰일 아닐거라고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
힘든 아버님은 모든 검사를 마치고 밤늦게 중환자실로 옮기셨지만
당장 퇴원하고 싶다고 하셨다.
뇌졸증이 그리 간단하게 퇴원할 병이 아니기에 며칠은 중환자실에서집중치료와 검사를 받으시고  다행히 일반 병실로 옮기시니 그나마
살맛 난다고 하셨다.
그런데 이것도 잠시뿐 옆에 건너편에 환자들이 괴로워하는 소리와 가래끓는소리에 아버님도 나도 힘들어 했지만 잘참았다.
면역이 약한 나에게 나가있으라고 하셨고 퇴근한 남편이
밤에는 아버님과 함께 있었다.
아직은 퇴원하기 좀이르지만  아버님의 고집으로
교수님의 약처방과 주의사항을 잘듣고 집으로 돌아오시니 활짝 웃으시며 이젠 좋으시단다. 집이 최고란다.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지만 약도 잘드시고 재활에 힘쓰시면
예전의 활기찬 모습으로 꼭 돌아 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