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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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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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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BY 풀잎 2003-12-20

아직도 할머니는 8월 이라신다.

텔레비젼에 나오는 눈오는 장면과 바람부는 장면을 보시고서는 이제 추울때도 되었다 시면서, ......

손주녀석이 할머니에게 되묻는다.

귀가어두워 남의 말을 잘 못들으시는 할미에게 눈짓발짓하며 몇월이냐고?

팔월이라하신다.

고개를 흔들면서 구월잉가?

하시면서 고개를 흔들다 완강히 부인하신다.

팔월이기 땜에 날씨가 춥다고 하신다.

너무나 외롭게 혼자서 독방에서 세상과 등진 자리에서 살아오셨길래

차라리 모든걸 잊어버리는게 당신에겐 행복이었는지 모른다.

숨이 차서 색색 거리는 친정 엄마에게 딸은 잔일을 시킨다.

 

소일거리를 줄려는 딸의 심정이다.

걸레를 주면서 방 닦는 흉내를 낸다.

그러면 할머니는 좋아라시면서 고개를 끄떡인다.

할일이 생겼기 땜이다.

발래개키는 일이며 신나게 일을 하신다.

숨을 몰아시며 색색거린다.

그래도 할머니는 즐거운 표정이다.

하루 삼시세끼를 챙겨서 드리는 식사때면  딸래미는 가슴이 미어진다.

그렇게 식성 좋으시던 모친이 음식을 드시고 싶어도 잘 못드신다.

치아가 없어도 한때는 잇몸으로 무엇이든 잘드셨는데 2년동안의

굶주림 생활땜에 잇몸마저도 약해졌음에 한숨을 짓는다.

 

오늘도 할머니는 본인의 소지품을 들고 거실한켠을 자리 잡는다.

날마다  눈을뜨면 찾아가는 곳이 이곳이다.

딸레미가 마련해준 아주 두터운 방석에 몸을 앉힌다.

그러고는 관세음보살로 합장하면서 염주를 돌리시는게 하루의 시작이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지만 , 본인 생신날에도 누구생신인지 분간 못하시는 할머니를

오늘도 손자는 재롱을뜬다.

그것도 스물이 넘은 아들놈이, 할머니 찟찌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