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선은 바뻤던 3일을 돌리켜 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직장생활 13년.
결혼해서 작은 아이 낳기전까지 한 직장생활이다.
참 으로 긴 시간들이다.
주부생활 10년.
아직도 난 살림 0단의 실력이다.
항상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친정 엄마가 오시면
무슨 일이 그렇게나 많은지...
화요일 오후 전화가 울리며
"나 이번 금요일 니네 집에 갈란다." 라는 엄마의 목소리에
그때부터 긴장상태돌입.
두 아들한테도 "할머니 오시니깐 니네 방좀 치우고. 가방도 좀 치워라."
잔소리에 언성이 높아진다.
냉장고 안도 다시한번 살펴보고, 이 방 저 방들여다 보고.
화장실도 한번 더 닦고....
그런데.
막상 엄마가 오시니깐 왜 그리 할 일이 많은지.
이것저것 꺼내놓으신다.
"얘, 이것봐라. 이거는 빨리빨리 정리해서 버릴건 버리고
쓸건 써야지. 이렇게 모아 놓기만하면 어떻하니."
"이건 또 뭐니? 이런것도 돈인데 한푼이라도 아껴야지."
"세상에 책을 또 샀니? 책 파묻히겠다." 기타 등등.
동네 엄마들 집을 가보면 잘 정돈하고 음식도 잘하는데
나는 왜 이리 살림이 힘든건지. 은선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나왔다.
이것도 적성에 맞아야 하나?
그냥 있는 그대로 봐 주면 안되는건지.
자식이 둘이나 있는 그녀의 친정엄마는 그래도 딸인 그녀가
편한지 살림을 정리해 주시곤 한다.
어쩌면 그것도 친정엄마의 즐거움일것 같다.
은선에겐 괴로운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