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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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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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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0단


BY 실프 2003-11-16

 

은선은 바뻤던 3일을 돌리켜 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직장생활 13년.

결혼해서 작은 아이 낳기전까지 한 직장생활이다.

참 으로 긴 시간들이다.

주부생활 10년.

아직도 난 살림 0단의 실력이다.

항상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친정 엄마가 오시면

무슨 일이 그렇게나 많은지...

 

화요일 오후 전화가 울리며

"나 이번 금요일 니네 집에 갈란다." 라는 엄마의 목소리에

그때부터 긴장상태돌입.

두 아들한테도 "할머니 오시니깐 니네 방좀 치우고. 가방도 좀 치워라."

잔소리에 언성이 높아진다.

 

 

냉장고 안도 다시한번 살펴보고, 이 방 저 방들여다 보고.

화장실도 한번 더 닦고....

 

그런데.

막상 엄마가 오시니깐 왜 그리 할 일이 많은지.

이것저것 꺼내놓으신다.

"얘, 이것봐라. 이거는 빨리빨리 정리해서 버릴건 버리고

쓸건 써야지. 이렇게 모아 놓기만하면 어떻하니."

"이건 또 뭐니? 이런것도 돈인데 한푼이라도 아껴야지."

"세상에 책을 또 샀니? 책 파묻히겠다." 기타 등등.

 

동네 엄마들 집을 가보면 잘 정돈하고 음식도 잘하는데

나는 왜 이리 살림이 힘든건지. 은선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나왔다.

 

이것도 적성에 맞아야 하나?

그냥 있는 그대로 봐 주면 안되는건지.

자식이 둘이나 있는 그녀의 친정엄마는 그래도 딸인 그녀가

편한지 살림을 정리해 주시곤 한다.

어쩌면 그것도 친정엄마의 즐거움일것 같다.

은선에겐 괴로운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