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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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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프 2003-11-12

비가 오락가락 음침한 날이다.

3일만에 만난 그녀는 얘기좀 하자며 자판기 커피를 빼온다.

오늘은 어제보다 추운 날이라 따뜻한 커피가 좋다.

그동안 신랑과 말다툼을 해서 말도 안하다가 어제는 새벽 4시까지 얘기를 했다며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언니, 우리 신랑이 말도 않고 계속 뚱하게 있을라면 들어오지도 말라고 했더니 그냥 나가부렸어요. 어찌 그럴수가 있대요."

"그래서? 안들어 왔어?"

"문도 안열어 줬거든요. 다음날 아침 일찍 부시시해서 들어와서는 세수하고 옷갈아입고

출근하데요."

"문은 왜 안열어줬어?"

"속상해서 그랬죠. 그렇다고 그냥 나가나... 참 웃기죠."

"자기가 좀 심했네."

"무서워 그랬나 어제는 말좀 하자고 해서 얘기를 했는데 나만 두시간동안 울며 얘기 했어요.

신랑은 '자신없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딱 이 두마디만 하는거 있죠."

아직 아이가 없어서 그런가  그녀 부부는 가끔 아이들 마냥 다투곤 한다.

이번에는 좀 심각해서 이혼소리도 나오고...

처음에는 "그래 살지마라. 애도 없는데 빨리 끝내고 자기도 즐기며 살아라."하고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일인가.

장남인 신랑입장에서 얘기해주고 서로 노력하라고 누누히 타일렀다.

결혼이란 그저 두사람이 서로 만나 사는게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특히 장남은 부모님 모시는 것을 생각하고 있는데 부인이 시어머님 모시기에 자신이 없다고 한다면 어느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녀는 한참을 얘기하고 자기 자신도 돌아보며 또 생각을 할 것이다.

얘기를 하는 동안 나도 나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결혼 14년동안 무얼하며 지냈을까.

좋은날도 슬픈날도 화나는 날도 무지무지 많았던 14년.

오늘도 나는 나머지의 날들을 채우려 이렇게 또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