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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노래
BY 산난초 200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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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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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하루는 창살없는 감옥과도 같다. 의지박약한 푠의 옆자리 지키는 것은 멀쩡한 사람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넋나간 생활같다. 그나마 신앙 이라는 지푸라기에 매달려 간신히 버티며 기약없는 생활에 익숙해 지기를 연습한다. 병원은 다행히 산자락에 있어서 싱그런 향기가 병실까지 풍겨오고, 수평선 아득히 펼쳐져진 바다에는 오징어배들이 진을치듯 일렬횡대로 불을 밝히고 있어서 울적하고 외로운 마음을 혼자 달래기엔 전망이 좋아서 참 다행이다. 하염없이 막연한 인생의 허무를 느끼는것은 바다에서 밀려온 안개가 천지를 휘감으며 파묻칠때 그 안개속에 숨겨진 잡다한 세상사처럼 순식간에 다 스러져 버릴것같이 꺼져가는 한숨이 나도모르게 새어나온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에 머리가 터질것만같다. 사정으로는 병원을 옮기면 불리할것 같아 이곳에 있지만, 손주들의 등교문제가 있어서 당장이라도 딸네집을 가야하는데 혼자 동동거릴것이 눈에 선 하여 마음이 무겁다. "나에게 부담좀 주지말지",속으로 뇌이며 급한사정을 알면서도 내일이 급하니 공연히 야속한 마음이든다.
새벽에 잠이깨어 밖을나갔다. 아직 미명도 되지않았는데 옆자락 숲에선 매미군단들이 요란한 소리가 적막을깨고 악을쓴다. 저 미물도 제 목소리를 저리도 높이는데 사람으로 태어난 자신은 내 소리를 어디에서 소리높여 불러보았을까? 서늘한 새벽에 수천마리들이 목청껏 노래하는 그 소리에 내 마음의 소리가 가슴에서 터져나온다." 네 소리는 어떻노!!"
소리없는 인생의 초라함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한 철 살다 스러지는 매미의 정열적인 함성에 비로소 깨닫는 자신의 소리는 과연 어떤것일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