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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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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움


BY 산난초 2004-06-16

태울듯한 뜨거운 햇살에 못견디는건, 사람보다도 피할 수 없이 그 열기를 다 뒤집어 쓰고 땅에 뿌리 내리고 있는 채소들이다. 축축 눌어진 잎들이 견디다못해 이젠 버얼거케 타 들어가고있어 안타갑기가 말이아니다. 몇포기의 물오이와 토마토는 매일 길어다주는 물맛에 튼실하지만 옥수수며 실파는 제물에 타 스러져버린다. 자식이 타죽는것 같은 안타까움에 바라볼 수록 나의목이 매말라 비틀리는것같다.

 

그 와중에 오이는 매일매일 얻어먹는 물 덕에 매일 예닐곱개씩 풍성히 손에 들려 즐겁게 해준다. 오늘은 열두개를 땄다.  먹을생각보다 딸 퇴근해오면 자랑할일이 더 기다려진다 오늘은 오이소배기를 담구어야겠다. 냉장고엔 가꾸어진 야채들로 그득허니 풍성하다.

 

왜이리 더운가,  작열하는 태양은 모든것을 태울듯이 이글거려서 일도 할 수가없다.

잘 견뎌주길 바라며 어서 한줄기 시원히 비가오길 바란다.

 

자세히보니 밭둑에 잡초들도 끝이 타죽어가고있다. 인력으로 할 수 없는 일 이지만 측은한 마음이들어 바라볼 수가 없다.

 

현실은 이렇듯 따갑게 힘들게 진행되며 타는더위도 견디고이겨야 알곡을 얻을 수 있을것이다. 내 살아 이런 혹독한 시련에 얼마나 잘 견디며 이겨냈는가? 스스로 한 철 살다 스러지는 채소들 보다 못한 부끄러움에 늘어져있는 채소들이 대견하게만 보인다.

 

누군가 나를 키울 때 이런느낌으로 바라보며 안타까워했을것이다.

누군가 힘이 모자라 나 힘들때 이겨주고 견뎌주기를 기다려주었을 것이다.

누군가 날 사랑해도 같이할 수 없음에 안타까워했을 것이다.

제 힘으로 강하게 견디어 잘 커주길 바라며 기도해 주었을 것이다.

 

미련한 나 자신만 그 느낌을 전달받지 못하고 혼자사는 세상이라고 꿈도없이 나래를 펴지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던 힘없고 나약한존재로 시들고있는것이아닐까?

 

한줄기 하늘의 은혜만을 바라는 요행으로 살지않았나 ?

발이있기에, 손이있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가꾸어갈 수 있는 사람으로 살기를 나 자신에게 바란다. 더 늦기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