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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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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뭔지..


BY 산난초 2004-03-17

올해 초등 일학년에 입학한 외손녀를 위해 부득이 딸네집에와서 같이 살게되었다.

작은 회사에 사무장으로 있다가 내가 온 뒤로 조금 더 벌기위해 전자회사로 직장을 옮겼다.

 

어려운 형편에 고등학교 겨우 졸업 시킨게 평생의 죄로 가슴앓이를 할 줄은 ....

아이들 키울땐 너무도 철없던 어리석음으로 미래를 보지못하고 현실에 급급하기만 했는데

세월지나 이렇게 한처럼 가슴이 답답할 줄이야!

 

왜들 저렇게 빚내어 공부시키는지 , 까맣게 모르고  공부하라 소리를 채근도 안했던 무식이 애들을 고생시키는게 너무도 안타갑고 죄스럽기만 하다.

돈이라도 있으면 사치처럼이라도 공부시켰을텐데, 그렇다.

 

주정뱅이에 벽같은 사람 치닥거리도 힘겨워 매일 전쟁하다시피 피터지게 살아온 악몽같은 나날들, 그 속에서 교육이란말은 엄두도 못하는 망막함으로 계획도 세워보지 못하고 험한 사지로 돈 3만원주어 큰아덜 내몰고, 딸도 졸업도 하기전에 지금다니는 전자회사 에서 학교로 회사버스가 와서 나꿔채듯 실어가고,  울며울며 가보지도 못한 낮선곳으로 떠나보내고 ,

명절에나  되어야 집에라고 겨우들 찾아온 가엾은 울 자식들, 결혼할때도 직장 때문에 집에도 와보지못하고 객지에서   신랑만나 그렇게 보낸 딸, 워낙 속깊고 착하디 착하기만 했던 그딸이 이젠 현실의 아줌마되어 살림하다 직장에 다니니 너무나 힘드니까 나에게 손을 내미니 안 잡아 줄  수가 없다. 더구나부모를 책임지겠다는 명분으로 주,야 교대 근무로 피골이 상접하게 되여 축 늘어진 파김치되어 돌아오면, 죄많고 무책임했던 이 에미는 가슴이 미어진다.

 

할애비는 이년전 병이나서 (지금은 나았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생때만 쓰고, 그꼴 다 받아주는 울 딸은 나에게만 타박을 해댄다.  (할애비의 좋은점은 얌전하고 깔끔해서 남에게 미움을 안산는것,)

 

서로 외롭고 힘이 되어주기위해 임시 몸만 합치긴 했지만, 가끔 자라온 일들로 한마디씩 할때마다  공연한 짓인것 같아 가슴이 메이지만 어쩌겠는가 ,그래도 믿을건 둘 뿐인데 , 신랑은 서울로 출근하여 2~3일에 한번씩 들어오고 , 한창 호기심많고 재롱피우고 손 많이가는 아이들을위해 선택의 여지가 없는것을,   모두가 피곤하고 힘든 상황에 마음이라도 후하게 갖지 않으면 힘들것 같아 지혜롭게 살아야겠다.

 

사랑스런 손녀의 머리를 빗겨줄때가 제일 행복하다. 다행이 솜씨가 있어서 머리도 아주 잘 빗질해주고 옷 매무새도 세련되게 입혀보내면 학원선생님이 묻는단다. 누가 빗겨주고 ,옷 사주었냐고,,"그러면 우리할머니가요 ', 하며 자랑스레 이야기할땐 마음이 뿌듯하다 공부도 매일 가르쳐야하고, 음식도 챙겨야하고 , 고생하는 딸을 위해 서로 배려하며 할 수 있는데 까지 노력할 것이다. 예전에 못채워준 부분까지...

 

외로운 외손주들의 재미있고 끼있는 할머니로, 그리고 가슴을 살리는 할머니로 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