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때는 물빛으로 오고
갈 때에는 젖은 옷을 펼쳐 두고 가는 비.
세탁도 않된 남겨진 옷에는
실밥처럼 늘어진 그리움의 꼬랑지들...
비가 스치고 지나간 골목골목엔
사람들의 발에 밟힌 꼬깃해진 옷이 꾸덕꾸덕 말라가고 있다.
촉촉함이 메말라가고 흔적도 스러져가고 빗소리는 전설이 되어 가슴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