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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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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는 어른이 되어간다.


BY 천성자 2006-08-18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오래전 그 사람은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 사람은 하나를 깜빡한 것이다.

여자는 아이를 키우면서 어른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사람은 번복된 생각을 하게 되고 거기에서 자신을 들여다 볼 줄 아는 현미경 하나를 갖게 된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를 발견하게 되며,

나의 성미를 알게 되고,나의 잘못된 가치관도 보게 된다.

 

보통 그런 말들을 한다.

"결혼했다고 다 어른이 아니다 애를 낳아야 어른이지"라는 말.

 

처음 그 말을 들었을때는 그 말의 함축적 의미를 새기지 못했으나,

나 역시나 아이를 키우면서 그런 의미를 깨달아가게 되었다.

 

난 솔직히 내 성격이 아주 좋은 줄 착각하며 살았다.

불끈쥐는 모습일때는 "그거 화끈한 성격 아니야?"식의 생각으로 말이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데는 그다지 좋은 성격은 아니었다.

 

(그러고보니 내가 여기에 그 글을 올렸는지 모르겠지만,암튼 생각났으니 한 번 올려보자.)

 

난 아이와 노는 걸 참 좋아했다.

아니,오히려 아이보다 더 아이 같았다.

 

그래서 아이가 잠들면 고무찰흙을 동그랗게 만들어 입술가에 점이라고 하나 붙여놓고 ㅎㅎ

과자포장지도 꼭 한 번이라도 놀잇감으로 사용하고 버렸으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있는 동글동글한 달력도 만들어 걸어두는 걸 좋아하고,

또한 인형극 표가 생기면 내가 더 보고싶어할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나와 노는걸 참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던가?

 

이 녀석이 말을 안듣는 것이다.(이유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나는...들고 있던 책을 아이를 향해 던졌다.

 

그런데....그런데...그 책이 내 발등을 찍었던 것이다.--;;

 

결국 내 발등 내가 찍은 셈이다.

 

순간 아픈 맘만 생각이 나고 아무런 생각은 나지도 않았다.

아픔이 가라앉고 혼자 조용히 생각해보았다.

만약 이 책에 아이가 진짜로 맞았다면 얼마나 아팠을까?

참 성미 못된 어미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야 내가 얼마나 성미가 못되었는지를 깨달았다.

 

그 후로는 아이에게 말로 설득을 함은 물론이며 이해시켜야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점차로 아이가 자랐을때에 힘센 아이를 매로만 다스릴 수 없다는 걸 깨달음에

더더욱 아이를 말로 가르치는 엄마가 되었다.

 

사실 자신의 묵은 성격을 고친다는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 자신을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라 했던가?

 

그 말을 실감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더 좋은 방법이라면,아이에게 사랑을 듬뿍 안겨줄 수 있는,아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부모라면 더 좋겠다 싶다.무조건적인 사랑 말고,그런 곱고 고운 사랑.

 

암튼 그런 내 방식이 옳은지 어떤지 가끔은 의심을 갖었지만,이제 돌아보니 잘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제 입으로도 그런 말을 종종 했었기에.그래도 다행이었다.

 

내가 하는 가르침의 방식이 그 아이에게 좋은 삶의 방침이 되어서.

그다지 훌륭한 엄마는 아니지만,그래도 아이가 내 가르침 만큼은 잊지 않고 있어서 다행이다

 

너무도 심약한 마음때문에 걱정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모습에 퍽이나 다행이며,

하나 더 바람을 갖는다면,억센 말이나 거친 말을 자제했으면 하는 맘이다.

 

아이에게 청소년기는 반항하는 시기가 아니라,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기에,무조건적인 반항은 좋지 않다는 말로 시작해서,여러 성격의 사람들과 살아야 하기 때문에 아이의 성격을 다 받아주지 않는다는 말 또한 잘 들어주며 자랐고,이제는 족히 3~4년 안으로 군대를 갈텐데,그 또한 잘 해내리라 생각해본다.

 

모든 것은 자신이 하기 나름이니까 말이다.

 

이렇게 해서 나는 그 불 같은 성격을 조금이나마 아이로해서 많이 죽이게 되었으며,

아이가 태어나준것이 감사하기도 하지만,덕분에 느긋한 성격으로 만들어주었기에 그 아이로 더욱 행복하고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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