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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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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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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소연


BY 천성자 2005-10-10

 

(풀 벌레)

난 맘 먹고 편안히 부르짖지도 못해.

왜냐고?

내가 부르짖을라치면 사람들의 마음이 짠 하다나?

 

(자동차)

난 맘껏 달리지도 못해.

왜냐고?

신나게 달리면 속도위반이라 그러지

늦게가면 길 막히게 한다고 뭐라지.

 

(연필깎이)

연필은 얌체야.

왜냐고?

새 것을 어여쁘게 깎아 주면 뽐내기만 하지

깎인것을 내 몸에 그냥 버려두고 빠져나가니까.

 

(가스렌지)

사람들은 나빠.

왜냐고?

내 몸을 날마다 달구어 놓으면서도

뜨거워서 참는 내게 미안한 맘 없잖아.

 

(물통)

나를 물로 보는군.

왜냐고?

내 몸엔 왜 물만 담는거야? 쥬스도 담아줘봐 다 커버되지.

 

(컴퓨터)

나를 그토록 고문하지마.

왜냐고?

내 몸에 팬까지 달아놓고 뜨거워질때까지 쓰고 있으니까.

정말 왜그러는데?

 

(시계)

나도 밥 하루 세 끼줘

왜냐고?

겨우 건전지 하나 넣어놓고선 나 몰라라 하다가

내가 쓰러져야만 바라보잖아.

 

(키보드)

날 좀 때리지마.

왜냐고?

워드 친다,게임한다며 손가락으로 톡톡 치잖아. 아프단말야.

 

(신발)

내 몸좀 자주 세탁해줘

왜냐고?

숟가락 젓가락은 하루에 세 번이나 씻겨주면서

하루 종일 발 냄새 숨막히게 맡은 나는 왜 일주일에 한 번이 고작이야?

 

(수도)

내 목좀 그만 졸라.

왜냐고?

숨좀 쉴라치면 꼭꼭 잠그잖아.목 아파...

 

(빨랫줄)

내 몸을 자꾸 적시지마.

왜냐고?

젖은 빨래만 널잖아.나도 뽀송뽀송한거 좋아한단 말야.

 

(거울)

다른 모습을 보고싶어.

왜냐고?

날마다 똑같은 모습만 보니까 지겨워.

 

(냉장고)

나에게도 향기를 넣어줘

왜냐고?

음식 냄새만 오래도록 맡으니 숨이 막혀. 향기를 넣어줘.

 

(비=하늘에서 내리는 비)

모두가 날 싫어하나봐.

왜냐고?

비가오면 우산이다,비옷이다 챙기면서 날 피하잖아.

 

(쓰레기통)

지저분하고 더러운건 다 내게 가져와.

왜냐고?

나 아니면 누가 그 일을 하겠어?

 

(변기)

난 이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영원히 할꺼야.

왜냐고?

가장 더러운일을 하지만, 

사람들의 속을 편안하게 해주어 건강을 지켜주는 좋은 일이잖아.

 

(촛불)

난 행복해.

왜냐고?

내 몸이 뜨거운 불에 볼품없이 녹아흘러도

모든 곳에서 빛을 비출 수 있는 기쁨이 있으니까.

아쉽다면 눈이 아주 나쁜 사람들에겐 큰 도움이 못되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