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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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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아픔속엔 내가 있었다


BY 천성자 2003-12-04

 

점심을 먹자며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다.

바람좋은 겨울이지만,시간내어 그녀를 만났다.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바라볼때는 부족한것 하나없는

그런 그녀였다.

 

그렇지만 마음으로 바라보니 참으로 가엾고 안쓰럽기 그지없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낀것은..

내가 이제껏 상대에게 했던것들...그녀가 그러한 아픔을 겪고 있었다.

 

나의 잘못된점을 알게 되었다.

부끄러웠다.

이제사 내 잘못된점을 알게된것만도 다행이다 싶었다.

 

내 자신이 옳다고 했던 그 것들이 얼마나 사소하고 하쟎은것이었는지....

그것으로 내맘껏 다했을지는 몰라도 상대는 그것으로 멍이 들 수도 있다는걸 알았다.

 

얼마나 우리는 불필요한 일들에 얽매여사는것인지.......

 

왠지 그녀에게 미안한 맘이 들었다.

마치 내가 그녀를 힘들게 한 것처럼 말이다.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렁그렁한 눈물을 두 눈가에 머금었다.

 

인간에게 시간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시간이 있음으로 인간은 얼마나 인간다워지는지...

 

왜사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난 아마도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산다고 말할것이다.

 

날마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되짚으며,

그렇게 그렇게 인간다워지려 노력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녀는 나의 거울이 된것이다.

그녀를 보면서 난 비추어진 나 자신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녀를 알지 못했던들 비추어진 나 자신을 더 시간이 흐른뒤에 보았으리라.

 

그녀를 알게 됨이 감사했다.

나 자신을 더욱 깊이 알게 한...그녀..

 

그녀의 아픔이 빨리 지나가길 바래본다.

내 가슴이 아렸다.

 

내 아픔에 비하면 그녀의 아픔은 아주 사소할 수도 있지만,

그녀의 아픔의 강도는 나보다 깊고 예리하였다.

 

내 눈은 아직도 좁은 시야만을 보아온것이다.

좁은 시야로 보는 세상은..

넓고 깊은것들을 볼 수 없도록 눈이 멀어 있었던것이다.

 

깊은 맘을 볼 수 있는 심안이 열릴수 있기를 바래본다.

 

우리의 두 눈으로도 볼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걸 알았다.

 

 

날마다 깨닫고,

날마다 되짚어도,

 

그 만큼의 숙제가 또 남는게 삶인 듯하다.

 

이제껏 내가 깊이 깨달았다고 혼자 기뻐하며 감사해도,

다음주자를 기다리는 릴레이 경주처럼,

깨달아야 하는것들은 시간속에서 날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아픔속에는 내가 서 있었다.

그녀의 아픔이 이해되기에 난 차마 빠져나오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