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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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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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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까


BY 김효숙 2021-09-05

모처럼 휴가라는 걸 떠나려고 다니던 요양사를 며칠 쉬고 준비를 하는데
설렌다  아이들이 크고 하나는 결혼하고 막둥이는 35세
휴가라는 것도 낯선 이름이 되었다
더 나이 먹으면 남편이 운전도 못하고 다리도 말을 듣지 않을테고
하나라도 젊을 때 떠나자 생각을 했다
사랑하는 친정 오빠는 75세 지금도 일을 하시는데 올 여름은 같이 가지고 하신다
태안에 아는 목사님이 가정교회를 하고 계신데 같이 갈까 하시기에
남편은 흔쾌히 허락을 하였다
떠나려니 혼자 지내는 아들 생각도 났는데 마침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휴가 같이 가볼까 물어보라 했더니...
아들은 강원도 동해 바닷가에  혼자 가서 강아지랑 낚시나 할까 했었다며
그럼 엄마 아빠 가시는 태안 바닷가로 갈까하고 허락을 했다
어찌나 좋은지  
그런데 강아지를 데리고 가니 부담스러웠는지 애견 팬션으로 가서 잔다고 한다
우리는 오빠네랑 이틀 동안  먹을  음식들을 준비하고 떠났다
메뉴는 남편이 다 정하고....참 즐거운 여행길이었다
저녁은 부대찌개를 했는데 어찌나 맛있는지 여섯명이 꿀맛처럼 저녁을 먹었다.
아들은 와서 저녁 먹고 가라했더니 저녁시간 훨씬 지나서 다니러 왔는데
목사님께  사역에 조금 도움이 될까한다며 감사헌금을 드리고
외삼촌께도 용돈을 드리고 자기는 팬션에서 바베큐 해서 여럿이 먹는다고
가버렸다.

목사님도 외삼촌도 즈이 아빠도 교회도 나가지 않는 녀석의 마음 씀씀이게 감동을 하였다
혼자 지내기도 아직은 버거울텐데 어떻게 그런 마음을 먹었을까
가장 값진  휴가 선물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이쁘다
어려서 부터  타고난 마음이랄까
다섯살때도 서울역에서 고속버스를 기다리다 내가 백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
엄마 백원만 한다.. 뭐하려고 하면 저기 청소하는 아줌마 춥겠다며 커피 한잔 빼서 드리자고하고  4학년때는  용돈 들고 삼십분은 걸어  엄마 아프다고 황토팩을 사온다고 가더니
한시간은 지나 총각무 한단을 들고 왔다
무슨 총각무냐 했더니 어떤 할아버지가 농사지은 총각무를 들고 나왔는데  두단이 다 시들어
못 팔고 계셔서 돈이 모자라 한단만 사 들고 왔다고 내미는 녀석
엄마 생일 이면  눈 꼭 감고 있으리며 오분만 기다리라더니...
엄마 눈 떠 하며 일회용 미역국을 내밀던 막둥이  

사람에 천성은 타고나나 보다..

군대 제대 후  자동차 회사에 다니던   어느날은 엄마 왜 나를 감성적으로 키워 꿀차도 못먹었다던 아들
왜 그러냐 물으니 어제  술 먹고  대리 운전을 하고 내렸는데 편의점에서 꿀차 두개를 사서
대리운전 아저씨 하나 드리고 골목으로 걸어오며 하나를 먹으려는데  눈이 쌓인 골목에  청소부 아저씨가  보이는데  못 먹겠어서 아저씨를 드리고 자기는 먹지도 못하고 집으로 왔다고
웃던 아들.....
성격은 급해도 마음 하나는 느림도 거북이 처럼 남을 배려하고 헤아리는 그 마음
멋진 팬션은 못가도 열명도 앉지 못하는 나무 껍질로 만든 작은 교회
교인은  팔도 없는 한분.. 그리고 고양이가 함께 예배 드리는 곳에서
아들은  또 무엇을 느꼈을까

멀쩡하게 잘생겼는데 가진것이 없으니 장가갈 생각도 안한댄다.
자기 소원은 엄마는 시골집 하나 사주고 아빠는 서울에 오피스텔 사주는게 꿈이란다.

가진게 없어도 마음이 부자인 아들이 너무 너무 자랑스럽다
기도해주며 널 위해 아프지 않을께    고마워 막둥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