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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BY 캐슬 2004-07-18

- 아들의 편지 한 장이 저를 울컥하게 만듭니다.

언제나 어리고 아기같던 아들이 저 혼자 서고, 걷고, 달리는 연습을 합니다.

세상에 서려면 이렇게 여물어 져야 겠지요.

아들은 늘 걱정 말라지만 어미가 그 말을 믿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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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입니다.

여름이 성큼 다가섰습니다.

무더위가 우리 집 만은 비켜 가 주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편지를 일찍 썼는데 소대장님이 늦게 보내셨다 하십니다.

어머니의 걱정이  크셨을 것 같습니다.

어제는 갑자기 비가 많이 내려 하루를 넘기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어머니!

지금은 행군기간 입니다.

오늘은 행군 이틀째 입니다.

지금은 행군 중이고 잠시  휴식시간에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완전 군장을 하고 이산 저산을 걸으며 뛰며 다닙니다.

새벽4시에 일어나 군장을 꾸리고 수통에 물을 담고 1.8l 물통에 또 물을 담고 산길을 한없이 걸어 올라 갑니다.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다보면 하나 둘 동기들이 쓰러지기도 합니다.

지친 동기들을 서로 부축하면서 서로 격려하며 그렇게 산을 올라갑니다.

동기들간의 우정과 협동심이 저절로 생겨 납니다.

첮째날의 행군이 끝나고 발가락에는 물집과 터진 상처들로 인해 밤새 쓰려서 잠을 설쳐야 했습니다. 그러나 둘째날인 오늘도 다시 행군을 합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발가락의 물집이나 상처는 아무런 장애도 되지 않아야 하는 게 군인 정신입니다.

힘들고 지쳐 동기들 하나 둘씩 포기하는 사람이 생겨 나고 있지만 저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끝까지 이겨 낼 것 입니다.

길이 없는 산 속을 길을 만들며 걸어가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인내를 배우고 극기를 깨달으며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제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행군 할 때 였습니다.

비를 맞으며 건빵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건빵을 먹으며 걸으며 눈물을 흘렸지만 동기들중 아무도 눈치채지 못 했습니다. 제가 우는 걸요. 정말 다행이지요.

힘들어서가 아니고 가족이 정말 보고 싶어서 울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입니다.

비를 맞은 군장은 점점 더 무거워지고 기분도  이상했습니다.

 

 어머니!

튼튼한 아들은 그래도 잘 걸어 다닐테니 걱정 마십시요.

아마 예전에 아버지 어머니랑 등산 다녔던 것이 여기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참!  어머니 지금은 행군주가 되어서 그런지 식사시간이면 부식이 너무 잘 나와서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초콜릿, 쥬스, 사탕이 나오고 식단도 매우 다양하게 나옵니다.

제 생일날인 내일은 식단에 보니 미역국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생일날 재수 좋게 미역국이 나오다니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머니!

이제 내일 행군만 끝나면 교육검열준비에 들어 갑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구요.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어머니!

이제 모기장치고 자니까 모기걱정도 하지 마세요.

모기란 놈한테  헌혈 그만하고 잘 잔답니다.

제가 사랑하는 가족 모두 언제나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특별히 부탁 드립니다. (어머니 어서 낳으셔서 저를 기쁘게 해 주세요.)

 

 

추신;아버지 행군이 그리 쉽지는 않지만 힘을 내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8월 3일이면 멋진 장교로 아버지 앞에 서겠습니다. 필승!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사랑하는 아들 동주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