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제 나이가 … 아득한 나이입니다.
행여 누군가 나의 나이를 물으시면
'내 나이가 몇이드라?'
하고 나이를 더듬어 헤아리다가
'내가 00띠니까…그러면 제 나이가 몇이에요?.'
하고 오히려 상대방에게 되 묻습니다.
설마!. 나이를 모를려구 하는 마음으로 내 얼굴을 바라 보시던 그사람은 저의 심각한 얼굴을 보시고는 정말 모르는 걸 믿어 주십니다.
'내동생이 …또는 우리 누구가 …몇살이니까?'
하시며 제 나이를 더듬어 계산을 해 주십니다. 그러면 저는 또 화들짝 놀라며
'에고 내 나이가 왜 이리 많아졌대!'
하며 가슴이 순간 싸아하게 저려 옵니다.
언제 였던가요?.
내가 스무살이 되기를 바라고 또 바라던 그 시절이 말입니다.
꼬맹이였던 그 시절에 내가 너무 좋아했던 그 사람은 내가 단지 너무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늘 조그만 꼬맹이 대접 밖에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어서어서 내가 스무살이 되기를 얼마나 원했는지 모릅니다. 스무살이 되기위해 하룻밤에 한살씩 먹기를 바래도 보던 시절이 제게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한살에 한살이 보태어지는 순간이 오면 굳이 나이를 알 필요 없다며 고개를 외로 꼬아 버립니다. 그러니 제 나이를 잘 기억 못합니다. 제나이를 가장 쉽게 계산 하려면 남편의 나이를 알면 됩니다.
"당신 몇살이지요?"
물으면 남편이 대답하고 저는 그 나이에 두살을 뺍니다. 그게 제 나이입니다. 얼마전 부터 남편도 나이를 물으면 싫어 합니다. 자신도 나이를 자꾸 기억하는게 기분 좋은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나이를 기억하고 자신을 돌아보는게 남자에게도 유쾌한 일은 아닌 모양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는 말이 요즘 유행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예순은 청년, 일흔은 장년, 여든은 노년, 이라시며 아직도 일할수 있다시는 씩씩한 예순의 청년을 보며 일흔의 장년께서 부러운듯 허!허! 웃으시는 경노당 앞을 지나오는 오늘 오후 그럼 멀찍이 앉아 계시는 아흔의 그 노인께서는 무엇을 생각하고 계셨을까? 를 생각해 봅니다.
내 나이가 몇인가?.
꽃이 되어 준 세월 …이라는 대중가요 가사가 입 속에서 자꾸만 맴돕니다.
내 나이가 몇인가?. 꽃이 되어 준 세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