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침설겆이를 마치신후 여태 방안으로 들어 오시지 않으십니다. 오늘은 저희 삼남매 목욕하는 날입니다. 가마솥에 뜨거운 물을 끓이시며 맏이인 저부터 부엌으로 부르십니다. 커다란 고무 들통 절반쯤 뜨거운 물을 채우시고는 '뜨거운 물 식는다'고 어서 나오라고 재촉을 하십니다. 엉거주춤 옷을 벗고 엄마에게로 나갑니다. 엄마에게 부끄러워하는 나를 보신 엄마는 팬티는 그냥 입으라고 하십니다.
"으~ 추워!"
뜨거운 물에 한쪽 발을 담가 봅니다.
"앗 뜨거워"
호들갑스런 나에게 엄마는 조금 있으면 괜챦아진다고, 감기든다고 어서 물속으로 들어가라하십니다. 나는 들통 속으로 물이 스며드는 솜처럼 그렇게 몸을 담급니다. 따뜻한 물 속과 달리 부엌안의 공기는 차갑기만 합니다. 나무로 만든 부엌문은 군데군데 바깥이 다 보입니다.
"엄마 문 잠겼어"
나는 문이 잠긴걸 보고도 몇번이나 문이 잠겼느냐고 엄마에게 확인을 합니다. 혹시 성일이라도 오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겨우내 나의 묵은 때를 씻어 주시는 동안 부엌 아궁이에선 탁!탁!소리를 내며 장작이 타고 있습니다. 엄마는 그렇게 부엌안의 온도를 올리시는 겁니다. 나를 씻기시고 다음은 여동생을 씻기시고 남동생에게는 방안으로 작은 들통을 들이는 특혜를 주십니다. 아직 어린 남동생이 행여 감기라도 걸릴까봐 그러시는 겁니다. 남동생은 좋아라고 물을 첨벙입니다. 여동생과 나는 남동생의 손을 요령껏 잡아 주어야 합니다. 너무 세게 잡으면 동생은 씻지 않겠다고 악을 쓰며 울기 때문입니다. 적당히 얼르고 달래며 동생의 목욕을 마치면 어느세 점심때가 훌쩍 지나갑니다. 배고프다는 소리 하지 않아도 엄마는 어느새 별식을 준비해두셨다가 주십니다. 옥수수를 푹 삶아놓은 것에 팥을 또 넣어서 삶고 소금과 당원으로 달콤하게 간을 한 이 음식의 이름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그냥 옥수수 삶은 것이라고 엄마는 얘기하십니다. 나와 여동생은 이 간식꺼리를 아주 좋아해서 가끔 엄마가 해 주시면 깡총깡총 뛰며 좋아하곤 합니다. 옥수수는 푹 퍼져서 기게로 뻥!튀김 튀밥처럼 되어있고요. 팥은 적당히 퍼져서 옥수수랑 같이 씹히면 고소하답니다. 당원의 달콤한 맛도 좋을수 박에요. 별미로 먹는 우리집이 있는 반면 다른 집은 한끼의 끼니로도 먹는다고 엄마는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국물은 남기지 말고 다 먹으라고 하십니다. 그러 말씀 않으셔도 여동생과 나는 늘 마지막 남은 그 달콤한 국물을 아주 조금씩 아끼며 먹는다는걸 엄마는 모르셨나 봅니다. 목욕하고 맛있는 간식을 먹고 나른하게 한숨자고 있으면 엄마는 짖굿게 귓가에 대고 속삭이십니다.
"아가 머리 깍으러 가지 않으련…"
잠이 얼른 깨지 않아 뒤척이며 엄마를 밀어 내면 엄마는 내 윗옷을 걷으십니다. 그러시고는 내 배위에다 입술로 푸우하고 바람을 부십니다. 엄마 입 술의 간지러움때문에 잠은 금방 달아나 버립니다.
"에고 작은 꼬맹아 니 언니야 배좀 보거라. 언니야 배가 왜 이리 크냐. 어라 시냇물 흐르는 소리도 나네"
엄마는 내가 쉬 일어나지 않으면 더 저를 골릴 모양입니다. 일어나기 싫은걸 얼른 자리를 털고 일어나 앉습니다. 어느새 여동생도 일어나 앉아 눈을 비비고 있습니다.
"엄마 우리 머리 깍으러 갈거에요?."
"그래 머리 이쁘게 깍아야지 학교가지"
학교라는 엄마 말씀에 나는 눈이 동그랗게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