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커피를 마시다 제 얼굴을 빤히 바라봅니다.
"왜 그러냐?"
제 말에 그냥 다시 바라보다가
"얘 너 신랑 시집살지?"
합니다. 저는 친구의 물음에 의아해 하면서도 그냥 웃습니다.
"그래 시집 살어. 성격이 급해서. 꼼짝 못해 얘"
하니 측은 하다는 얼굴로 저를 바라봅니다.
"아~니 그것 말고… 니 남편 너무 멋져서 여자 문제 좀 일으키겠더라"
합니다. 저는 친구의 말이 너무 뜻밖이라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얘 걱정마! 그런 일 없어. 그럼 우리 남편만 멋있고 나는 못난이니?"
하니 친구는 한 수 더 떠서 이렇게 말합니다.
"야 내가 칼국수 장사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본다. 그래서 사람 척 보면 다 알어. 니 남편 여자가 줄~줄하겠더라. 기분파 겠든데 …너 남편 바람날라. 조심해"
합니다. 겉으로는 태연한척 했지만 집으로 돌아오기 바쁘게 한 참을 거울을 들여다 봅니다.
거울 속의 저를 요리조리 살펴 보아도 내 친구가 나를 걱정할만큼은 아닌 것 같지만, 친구가 보기에는 내가 흐트러져 보이는 건가?하고 말입니다. 거울속의 저는 아직도 제가 보아도 봐줄만은 한것 같은것 같은데 말입니다.
가끔 가보는 부부 모임에서 남편과 저의 나이가 무려 10살 정도까지 보는 이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사모님 미인이십니다' 라는 말만 믿고 제가 미인인줄 알고 여태 살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저보고 예쁘다는 소리는 안해주고 날씬은 하다고만 해 줍니다. 아마 친구가 더 제 걱정을 해 주겠지요?. 여태 남편에게 문제 있을까?하는 걱정 안하고 살아 왔는데…이제 친구 말대로 제가 좀 긴장해야 할 건가 봅니다.
남편이 너무 멋있다는 건지, 제가 별로라는 건지, 내일은 한 번 친구의 걱정의 진원지를 가려 보고 싶습니다. 친구는 저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겠지만 자꾸 그런 말을 하니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아서 말입니다.
'만물은 보이는 외양 그대로가 아니다' 라는 말을 친구는 정말 모르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