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가게가 시장가는 길목에 있었습니다.
어제 우연히 칼국수를 먹으러 그 집에 들어갔습니다.
칼국수 집 주인 여자는 내 얼굴을 자꾸만 봅니다.
나와 함께 간 남편의 얼굴도 간간이 훔쳐 봅니다.
평일 낮에 남자와 여자가 칼국수를 먹으러 가니 '이상한 사이로 오해하나?보다'하고 생각했습니다. 칼국수가 나올 동안 남편과 나는 각기 다른 신문을 들고 앉아서 신문을 뒤적이고 있었습니다. 우리 부부가 서로 '소 닭보듯'그러고 있으니 칼국수집 아줌마가 저렇게 더 이상하게 보는가? 보다 저는 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가끔씩 하는 남편과의 평일 외출에서 사람들이 우리 부부를 숱하게 오해를 했던 경험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럴때면 남편은 재미있어 하며 저를 골려 줍니다.
"아줌마 오늘 집에 남편 일찍 오는 날이지요? 그래서 빨리 가야 돼지요"
남편은 짓궂게 질문을 해 대며 재미있어 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화들짝 놀란 얼굴로 우리 두 사람을 구경거리라는듯 힐끔힐끔 보기도 합니다.
저는 기분이 나빠 하지만 남편은 재미있어 죽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여 아이들 이름을 앞에 붙여
"왜그래 윤이 아빠?"
하며 굳이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남편임을 알리고 싶어 몸살을 했드랬습니다.
오늘도 또 그런가보다?하고 앉아서 있었습니다.
칼국수가 나오고 우리 부부 칼국수에 코 박고 열심히 먹고(배가 많이 고팠거든요) 일어섰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남편을 따라 일어서는 저를 요리조리 훓어보던 칼국수 아줌마가
"저 모르시겠습니까? 혹시 …00여자중학교 졸업 안하셨나요?"
"네 맞는데요"
"저하고 중학교 동창인것 같은데요"
칼국수집 아줌마의 얼굴을 그제사 저는 유심히 바라 보았습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아줌마의 얼굴에서 30년전 기억 어느 한자락과 친구의 얼굴이 합쳐지지가 않았습니다. 집에 가서 앨범을 찾아서 맟추어 보아야지?생각하며 돌아왔습니다.
그 칼국수집 아줌마의 이름을 물어 두었습니다. 집으로 돌아 오면서 우리 부부 서로 괜한 오해를 하며 긴장 했던게 재미있어서 마주 보며 실실 웃었습니다.
칼국수집 아줌마요?. 제 동창 맞았습니다.
단발머리 세라교복을 한 12~13살의 여자 아이가 낡은 앨범속에서 촌스럽게 찡그리고 웃으며 동그란 사진속에 있었습니다.
저도 그 친구처럼 그렇게 사진 속에 있었습니다. 30년도 더 지나버린 시간은 친구나 저를 너무 변하게 만들어 서로를 몰라 보았습니다. 가끔 친구에게 놀러가서 지난 시간을 때때로 그리워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친구는 저희 집 길목에서 벌써 8년째 칼국수집을 하고 있었습니다.
늘 지나 다니면서도 친구인 줄 상상도 못했드랬습니다.
어디에 살더라도 인연은 이렇게 만나게 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