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엘리베이터의 세 여자'
원작 : 아미라 리
연락처: 이멜 egyk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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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하는 거지만 역시 12월은 무거워. 하늘 좀 봐. 찌부드하잖아.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질거야. 지금쯤 카이로는 청량해서 꽤 거닐만할텐데.
아빠의 칫과클리닉이 있는 오피스텔빌딩은 생각보다 멀었다. 몇 년 만에 와보는 서울인지.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전혀 감을 못잡고 헤매고 있다. 저기쯤에 무슨 다리가 있지 않았었나. 아, 뭐더라. 그래 그거 부수고 물고기 풀어놓는 강을 낸다고 했었지.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 성공할까.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어 종종 걸음을 치는 내가 문득 우스꽝스럽다고 느껴진 건 나에게는 종종 칠 이유가 전혀 없슴을 깨달은 직후였다. 그러고보니 길가의 상가들도 꽤 쌈빡해졌다. 원래 여기가 이렇지 않았었지. 맞아. 무지 복잡하고 좀 추레했었 는 데. 땅값 좀 올랐겠다. 아빠가 좋아하겠네. 속도 늦춘 이유를 금세 잊고 또다시 군중을 따라 종종 걸음친다. 서울은 여전히 사람을 바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