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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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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급해지셨어요.


BY 마가렛 2021-08-19

며칠사이로 하늘이 더욱 높아졌고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에 초가을이 다가옴을 피부로 느낀다.
기분도 살랑살랑 딱 지금의 날씨로 계속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현관앞에 놓여진 택배를 보니 수취인이 남편이름으로 되어있기에 거실테이블에 올려놓았다.
포장을 뜯으려다가 우리집의 원칙아닌 원칙은
남의 택배 미리 뜯기 않기!

퇴근한 남편이 택배를 힐끗 쳐다보더니
주문한 커피그라인더라며 좀체 뜯을 생각을 안 하기에 피곤한 그마음을 익히 알고, 내가 뜯어준다고 택배박스를 오픈했더니 역시나 뽁뽁이 비닐이며 테이프제거하기에 손이 많이 간다.
이런 제품이야 인터넷으로 가격과 제품을 비교할 수 있고 빠른배송이니 좋긴 한데 역시 박스제거와비닐은 어쩔 수 없다.
재활용과 쓰레기가 동시에 늘어나는 순간이다.

커피그라인더는 솔직히 지금 필요한 제품이 아니다.
지금 사용하는 제품이 십 년을 훌쩍 넘게 함께하고 있지만 고장도 없고 나는 충분한데
남편은 커피가 제대로 갈아지지 않는다는 이유와
주문한 제품은 다양하게 커피를 갈 수있고,
휴대용으로도 가능한 제품이기에 일석이조라는
것이다.
난 요즘 절약모드로 들어가서 가능한 뭐든지
사지않고 미니멀하게 살려고 하는데
남편은 나의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가 필요하면 꼭 산다.
그런데 나는 좀 비싸도 좋은제품을 오래사용
하는걸 마음에 두는데
남편은 가격대비 괜찮으면 사려고하니
의견충돌이 종종있다.

문제는 커피그란인더를 조립하면서 자신감이
앞섰는지 생각만큼 금방 조립이 안되서 화를
내는 것이다.
요즘 갱년기 증세는 나만 있는게 아닌가 보다.
침착하게 메뉴얼을 잘 읽어보라니까
글씨도 작고 설명도 불충분하다며 버럭
화를 낸다.ㅋ
나도 성질같아선 큰소리로 아무것도 아닌 일로
왜 화를 내냐며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둘이 큰소리내서 좋을 건 없다.

말없이 설명서의 QR코드를 찍어 남편 눈 앞에 갖다대니 그제서야 영상을 보면서 조립을 하는데
나혼자 속으로 어찌 저럴까,
남자는 나이들면 애같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하며 슬며시 웃는다.

요즘들어 남편이 성격이 많이 급해졌다.
원래도 느긋한 편은 아니었지만 이런일로
흥분하거나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 아닌데
아직도 젊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신감에 금방 해결이 안되면 자신도 모르게
화를 내는 것 같다.
좀 안 되보이기도 하고 친구들은 은퇴한 나이에
꿋꿋하게 사회생활 잘하는 남편이 고맙기도하다.

조립을 끝내고는 의기양양하게 한마디 한다.
나는 조립하기 힘들었을 거라며 맛있는 커피를
갈아서 제대로 마시자고 한다.
그럼~~난 자기 아니면 안되지..ㅋ

아침에 보니 테이블에 정리가 안 되어있다.
뭐야 이남자 이젠 정리도 말끔하게 못하는거야?
아이쿠야~
자기가 아무리 잘해도
자기는 내 손안에 있네요..ㅎㅎ

성격이 급해지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