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 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주"
이토록 아름다운 꽃말에 박자를 달아 아들은 열심히 노래를 부른다.
"쿵짝~ 쿵짝~ "
허나 아무리 연습해도 음의 높낮이는 변별이 아니 된다.
무지한 음치다.
아무리 고슴도치 사랑 이라 해도 들어 주는데 인내가 필요하다.
그래도 시험이란다.
수행평가에 들어 가는 가창 시험이라며 몇 시간째 진땀 흘려 연습 중이다.
외고 또 외고 부르고 또 부르고..
'엄마 어디가 이상한지 짚어 주세요' 라고 하나 난 짚어 줄 수가 없다.
"잘 한다! 정말 잘 하네!"
연신 난 거짓말 하며 아이의 사기를 북 돋운다.
다음 날 학교 수업 마치고 아인 만면에 함박 웃음을 띄우며 달려 들어 온다.
'엄마! 엄마! 나 선생님이 노래 너무 너무 잘 했대요!
친구들도 그랬어요 잘 했다고..."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고 이 엄만 아이 앞에 천연덕스럽게 또 한 번 거짓말 한다.
그런데 사실은 거짓말이 아니란다. 내 아들아,
세상에 어느 누가 우리 아들 만큼 고운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안 한다 포기 하지 않고, 부끄럽다 숨지 않고
매 학년 학기 마다 이 노래 시험을 친구들 앞에서 당당하게 치뤄내는 아들이 참으로 기특하다.
그리고 그 지독한 음치의 노래를 한마디 야유도 없이 격려의 박수로 들어 주는 내 아들의 동무들이 참으로 기특하다.
그리고 노래가 아닌 그 노력에 점수를 주고자 하는 선생님의 의중을 나는 노여움없이 받아 들인다.
들리지 않는 녀석이 오늘도 들리는 녀석들에게 한 메세지를 주기위해 내 아들은 또 한 번 큰 일을 해냈다고 자랑스러워 하며 이 엄마는 주저없이 칭찬을 보낸다.
허니 맘이 굴복 되지 않는 한 신체 장애는 더 이상의 사는 걸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아들은 앞으로도 사는 내내 세상에 보일 것이라고 믿는다.
아들아, 나는 네가 있어 참으로 행복하다.
멋진 노래 만큼이나 멋진 내 아들의 모습에 엄만 오늘도 또 반한 거다.
영원한 팔불출로 남는다 해도 나는 날마다 이렇게 아들을 향한 구애와 자랑을 일삼으며 살 거란다.
너도 행복하지? 아들아!
혹여 불편한 몸 때문에 속상한 친구들이 있다면 잠시 더불어 희망 일구기 바라며 혹여 맘이 힘든 부모들이 있다면 더불어 함께 기운 내자고 오늘 내 아들 이야기를 여기에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