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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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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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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원에서 (이야기 8)


BY 명자나무 2004-02-17

햇살이 따뜻한 마당에 들어서면..
항상 먼저 뛰어 나오는 청년이 있다.
몸은 다 커버렸지만 마음은 어리기만한 청년
늘~~~~
그 청년이 맨먼저 맞이해준다.
환한 웃움과 함께...

복지원 선생님들과 인사를 하고
교실로 들어가면 어린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기구를 정리하고 어린 아기를 하나 불러서
머리를 깍인다.

예쁘게...엄마없다고 설움 안 받게.
산뜻하게...아프다고 지저분해보이지 않게.
그렇게 일을 시작하다보면.
어느새 쭉~줄이 서져있다.

아기들 눈에도 마음에 드는사람이 있나보다.
그 앞에가서 차례대로 줄지어 서있다.
물론 봉사자들이 베테랑도 있고.초보자도 있다.
얼마나 잘 알아보는지..
이런 마음도 반성해야지....
장애인이라고 예쁘고 미운걸 모를까마는...

복지원의 머리잘르는 날은 목욕하는날과같은날이다.
그래서 어린 아기부터 자르기 시작하면
목욕도 아기부터 하게된다.

초보와 노련한 선생님을 한눈에 알아볼수있다 .
노련한 선생님은 무조건 짧게 잘라달라고 주문을 한다.
그리고 어디든지 줄이 짧은쪽에다가 아기들을 세워놓고
빨리깍여서, 목욕시켜 일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초보선생님은 줄이 아무리 길어도 잘~ 잘라주는 봉사자 앞에
서서 기다린다.
주문사항도 아주 많다.
요기는 요렇게 해주세요..
이 아이는 머리를 기를거예요.다듬어만 주세요...


아이구..
애기들은 많은데.어찌 간수하실려구.

그 마음이 너무 천사같다.
일이 많은거 보다는 예쁘게~~예쁘게 강구고 싶은 그마음..
오래가야 할텐데..
타성에 젖지말고..



아이가 머리가 굉장히 크고 너무나 무거워서
본인 스스로는
들을수도 없지만.도와주는 언니도 쩔쩔맨다.
머리털은 무척이나 억세고.
털이 얼굴을 반 이상이나 덮었다.

7살이나 되었을까...
아마 어떤 병인가 싶었다.
머리를 잘라주며..
세상에...세상에..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이 어린것이...

가만히 손을 잡아본다.
조그만손.
내주먹안으로 쏙 들어오는손.
너무나 연약하고 보드라워서...

아무 힘도 없다.

선생님이 감사하다고 인사를하란다.
머리가 무거워..
몸이 말을 안듣는다.
귀 기울여 들으니..
감사합니다..
새 소리같다.

그 인사는 내가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들은 인사가 됐다.

이제는 머리도 가벼워서
고개도 마음대로 돌리고 .
폴짝폴짝 뛰면서..
가볍게...
가볍게...

오늘도 복지원 햇살 가득한 마당을 생각하면
이제는 햇살보다 더 가볍고 자유로울 그아이가....
마당위를 날아다닐까..
높고 푸른 하늘 위를 날아다닐까..


아가야~~~~
행복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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