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영화 시상식을 올해처럼 세밀하게 보기도 아마도 처음일것이다.
딸아이는 언제부터 그렇게 관심이 많았는지
광고시작 부터 쇼파에 못을 박고 앉아 있었다.
내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지가 지금 그거 보고 히히거릴 때이냐고.
그래, 오늘로 인생이 종친다면 얼마나 이 엄마가 모진 엄마이겠냐 싶어
내심 보고 싶지도 않은데
얼른 눕고 싶은데 옆에 앉아 실눈을 뜨고 같이 봐주기로 했다.
"엄마..저 여배우는 정말 가슴 아니다 그치?"
아니..무신 소리람.
그럼 이때까지 눈여겨 본 것은 영화제가 가지는 그 의미. 작품들의 가치..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력에 관한 찬사가 아니었고
눈에 불을 켜고 본것이 여배우들의 몸매와 옷이었단 말인가.
그것도,,가..슴.
얼마전 학교에서 신체 검사를 했었다.
씩씩거리며 집으로 온 아이는 순간 옷을 벗더니 그 적나라한 몸매를
나에게 들이 밀어 보이며
"엄마..정말 내가 평면이야?"
반에서 일등했단다..가슴둘레 작은 것으로.
어찌 가슴만 작냐.
몸무게는 어떻고
거의 텔레비젼에 나오는 연예인 수준이다.
비쩍말라 가지고선 지 밥그릇 내가 다 뺏어 먹은 몸을 하고선
지금 나에게 가슴 타령을 하고 있으니.
"야야, 그것은 평면이라 안카고 엑스캔버스라칸다..ㅎㅎ"
뽕브라라도 하나 사주어야 하나.
일전에 들었던 우스개소리
친구보고 남편이 그러드라나
"당신은 말야 아스팔트에 씹다 버린 껌딱지 반쪼가리 같어"
그 후로 친구가 껌은 안 씹는다고..
몸매가 무에 그리 중요하다고
그래도 중요는 하긴 한데
들어갈 곳 알아서 잘 들어가고
나올 곳 잘 나오고 하면 되는데
근데 그것이 어디 말처럼 쉽냐 말이다.
사춘기 딸은 불만도 어찌 그리 많은지
이젠 가슴이 불만 차례인가 보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수 있나
울 엄마 말 잘 들을 수 있나
요즘 보는 책은 너무 심오하군
세상은 너무 아름답군
등등의 고민은 아예 할 생각은 안하고
있지도 않은 평면 텔레비젼은 하나 달고선
부리나케 학교로 가면서 그러네
"다리에 알 배겼지??"
으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