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었냐?" 집의 전화도 아니고 핸드폰으로 걸려온 오빠의 전화 얼버무리며 어설프게 대답을 하면서 뜨끔거리는 마음 한켠을 애써 모른척 하고선 끊어버렸다. 가족간의 정겨움과 잔잔함을 담은 드라마는 썩 내켜 하지 않는다 특히 오빠의 사랑을 전하는 부분이라든지 아들의 효성으로 부모님들이 그저 눈물겨워 하는 내용도. 어느날인가 우리에게 멀어져간 오빠는 또 어느날인가 우리네 형제로 다시 복귀를 하고 여전히 당당하고 변함없는 어조로 우리들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딸 아이 하나를 키우고 있는 나에게 더러 그런다, 사람들은. 아들이라도 하나 낳지.. 아,,들. 시댁의 여러 시숙들도 솔직히 힘겹고 외아들인 친정의 오라비도 그다지 가벼운 상대가 아니었기에 아이를 가졌을 때에도 내심 아들이면 어쩌나 싶은 두려움도 들었다 이러한 마음을 남편은 꿈에도 모를것이다. 간혹 누구네 돌 집이라도 다녀 오면 지나가는 말처럼 "그 아들내미가 말이야,잘 생겼드라...." 이쪽에서 흔들리지 않는 표정으로 시큰둥하고 있으면 끝말도 맺지 않고선 입을 닫아 버린다. 그러는 동안 속으로 난 오빠를 생각했다 '아들은,무슨 아들' 냉장고 정리를 하다가 뒤칸에서 발견한 쵸코렛, 몇달 전 미국에서 오빠가 가지고 온 것인데 귀퉁이에서 입을 봉한채 그대로 굴러다니고 있었다 자신만만하고 그 모습이 되려 거만하기도 하였는데 다시 찾아온 오라비는 한 풀 꺽인 사십줄의 황량한 아저씨였다. 새로운 일에 대한 지나친 의욕과 애써 힘이 들어간 목소리가 오빠의 나이를 가늠해 보게 만들었고 마음의 부담감은 다시 또아리를 틀고 입이 바짝 타들어가는 동생은 자꾸만 물만 들이켰다. 한 가지에 나서 한 양분을 먹고 자라났는데 뿌리 갈라지기는 점점 심해져만 갔었고 눈물 많은 나는 방송으로 전해지는 가슴아픈 이야기에 연신 휴지를 적시기도 곧잘 하면서 하나 뿐인 오빠에 대해서는 차가움만 간직하고 있으니 얼마나 우스운 코메디인가. 언니의 기도와 간구 남은 자매들의 조각보 잇기같은 애잔함 모으기 우린 지금 노력 중이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의 형제들처럼 순수함으로 다시 오빠를 감싸 안으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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