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길섶을 장식한 이맘 때, 그녀를 만났었다. 소도시 여학교의 좁다란 골목길 사이에 자리한 아담한 한옥 마당을 가로 질러 그녀의 자취 방이 있었다. 어색할려면 한없이 어색할수도 있었지만 다정한 그녀의 살가움이 우리 인연의 처음이였었다. 지금도 유행이지만 그때도 그랬다. 칠부의 통바지가, 스무살의 마냥 들뜨기만 했던 나의 옷차림도 그저 귀여운 모습으로 보아준 그녀, 여학교의 선생님이란 것을 돌아오는 차안에서 듣곤 난감하기까지 했었지만, 지금 생각 해보면 그리 마음에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와 다시 볼일이 없을 줄 알았기에-----. 불쑥 걸려온 형님의 전화, 각설하고 자신의 하고 싶은 말만 전하곤 그뿐이다. -------------------------------------. 이럴 땐 정말 없어져 버렸으면 싶다,나 자신이. "고모,나예요" 주저리 주저리,흩어진 나를 챙겨가며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면, 그녀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동구 밖을 서성이며 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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