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클릭 바람 속으로... 2005년 4월 6일 이른 새벽... 드드덕 드드덕 밤 새 잔가지를 휘어잡고 창문을 흔들며 긁어대던 것이 백두대간을 넘나들며 매케한 연기를 이리 저리 흩뿌리고 돌아다니던 미친 바람의 짓이었나보다. 선 잠을 떨치고 일어나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뜨고 어둠속에 오도가니 홀로 앉아 기억의 상자를 열었다. 그리고 몇시간을 지난 시간에 끄적거렸던 글들을 펼쳐내어 목구멍으로 밀어 넣었다. 시간을 삼켰다. 꿀떡 꿀떡 삼켰다. 이 새벽에 나는 왜 이 짓을 하는 걸까... 긴 시간 내 마음을 담아 한편 한편 내려 놓았던 글들을 이리 허무하게 날려 보내는 마음을 나도 모르겠으니 정신없이 선무당 춤을 추는 창 밖의 저 바람처럼 나도 미친 것일까? 이 년쯤 전... 모 사이트에 올린 첫 글에 힘과 용기를 보내 주셨던 많은 분들... 잘 쓰던 못 쓰던 그렇게 저장 한 글이 팔십여편... 바람의 장난처럼 하나 하나 날아 갔다. 클릭 클릭 한편씩 집어 내어 갈피를 못 잡는 바람편에 함께 보내 버렸다. 고마운 기억들은 담아 두고 아픈 추억은 아래로 밀어내고 그렇게 하나 하나 마음을 비워 가니 창문 틈사이로 윙윙거리는 신음 소리가 새어 들어 와 시리게 가슴을 후린다. 정성스레 붙여 주셨던 그 많은 분들의 댓글이 정말이지 눈물나도록 아깝게 생각돼지만 마음속에 새겨 두고 단잠 자고 일어나 다시 쓰고 싶다. 이렇게 굿거리를 하는 동안 어느날엔가는 꼭 한권의 책으로 엮어 보리라는 꿈을 담아 아컴속에 남겨둔 소중한 글들도 어느 순간 휭~하고 날려 보내는 겁없는 짓을 하게 돼는건 아닌지 순간 소름이 돋는다. 아 바람아 잠 들어라. 잠이 들고 싶다.춤 추는 바람을 잠들게 하고 싶다. 미친 바람이라도 끌어 안고 잠이 들고 싶다. 푹 자고 일어나 맑고 성숙해진 정신으로 또박 또박 다시 내 마음을 저정하고 싶다. 바람아 이제 그만 자자구나.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