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장사에 대한 이력도 슬금슬금 붙을만 하고 그리 힘든 일도 아니건만 집으로 돌아오면 녹초가 되는 하루 하루... 요즘은 큰아이 마저 중학생이 되어 기상시간이 당겨지다 보니 그것도 일이라고 주말이면 축~쳐저서 일어나기가 고된 날이 많아지네요. 뭐 하면 지금보다 나을라나 생각다가 장사까지 하게 되었지만 장사 수완이 없는 건지 겨우내 매달렸던 어슬픈 장사에 딱히 형편이 나아진 것도 없고 코딱지만한 포장마차를 더 크게 벌릴 여유가 생긴 것도 아니고, 친정엄마에게 작은녀석 봐 주는 수고비랍시고 조금 떼어 드리고 내새끼들 먹거리나마 조금 더 넉넉히 해 준게 다 인듯 하여 관둬야지~ 관둬야지 하다가도 살을 에는 한겨울 바람을 맞으며 돈 주고 전기를 얻어 쓰면서도 주인 눈치를 보느라 난로 한번 맘 편히 켜지 못하고 떨던 날이 많았던게 왠지 억울하고 이젠 알량한 푼돈 같은 금전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처지가 된듯도 하여 어찌보면 서글프기도 한 몇달이 그렇게 훌쩍 흘렀습니다. 남편이 사업을 한답시고 실패한 뒤로는 수입마저 종종 없는 달도 있고 매번 함께 하는 사업주가 어찌 그리 부실한지 허구헌날 들쭉날쭉하며 급여를 주는 일도 다반사고 가슴을 메말리며 수년째 그래도 어찌어찌 살았는데, 잔재 해 있는 빚과 함께 가슴에 보태진 또 다른 과제는 자식 셋 옆구리에 끼고 생계를 책임지던 친정엄마가 연로함과 지병을 얻어 몇년째 일손을 놓게된 일 이었습니다. 남편의 수입에서 보탬을 주기란 아무리 쪼게봐도 불가능한 일이었고 남동생마저 수년전의 교통사고로 근로가 수월치 않은데 서른를 넘기며 혼기마저 놓쳐 가고 있지... 그렇게 겹치고 겹치는 악재가 멍에가 된 어머니 당신조차 점점 금전에 대해 쪼들리자 짜 봐도 나올거 없는 여식임을 잘 알면서도 내가 눈물짜며 힘들어 할 때마다 틈틈이 당신 살로 밑빠진 독 채워줬던 부분을 개워내 보라는듯 은근히 투정을 하질 않나 어느날은 쓸데가 있는데 대출이라도 니 앞으로 안돼냐며 억지를 부리는 통에 제 속은 나도 모르게 갈수록 말라가고 타 들어 갔었다면 누가 알아 줄라나요? 학원비라도 벌어야지... 했다는 말이 더 솔직한 표현이겠지만...^^;; 그리 속이 타는 차에 작은놈 봐 준다는 명목이라도 붙여 친정엄마에게 얼마간의 생활비라도 떼 줄 생각으로 장사란걸 해 보겠다며 덤비자 서로들 염려는 하면서도 극구 만류하지 않는 남편이나 친정엄마가 지금에야 말하지만 참 야속했었습니다. 어디 취직을 했더래도 당장에 현금이 손에 쥐어 지는 것도 아니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 해 봤자 전문직도 없는 내 손에 큰 돈 만져 지는 것도 아니고, 매일 매일 얼마 되지는 않지만 내가 편한 시간 자유로이 쪼개서 하고 싶은만큼 일해도 현금이 손에 쥐어지니 재미는 나더라구요. 한번 뭔가를 시작하면 하는데까지는 해보는 성격이라 여직 일은 했지만, 그래도 통장에 잔고는 제로네요~ 훗~^^ 요즘 며칠째, 계속 장사를 해? 나이든(?) 아줌마 구하는 직장을 구해? 하고 괜한 근심 하나 더 보태 떼굴떼굴 머리 굴리고 있습니다. 포근한 햇살이 샤샤샤~ 내려 앉을 것 같이 따사롭던 날엔 노란 개나리 꽃잎이 언덕에서 왈칵 쏟아져 내리는 몽상에 살풋 든 낮잠에서 화들짝 깨어나기도 하며... 차창 밖으로 줄지어선 가로수엔 어느 새 물이 오르고 줄지어선 벗나무로 전해지는 눈길은 점점 몽롱해지고 언땅을 비집고 나온 새싹의 틈 사이로 흙내음 버무린 촉촉한 봄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어느날은 춘설이 난무 하는 틈 사이로 겨울의 한 모퉁이를 부여 잡고 기생하던 미련을 버리지 못한 꽃샘추위가 호되게 다녀가고... 반쯤 눈을 감고도 쏟아지는 햇살이 눈부시다 싶은 날은 백옥같은 속살을 드러내고 수줍게 파고드는 발그레한 얼굴의 새악시 같은 벗꽃잎이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리기라도 할것처럼 봄은 점점 가슴 속을 파고 드는듯 합니다. 그러니 정녕 봄은 봄인 게지요? 다시 봄은 오고... 남녁에는 꽃바람이 불고 있다는데... 새로운 계절을 다시 맞는 때이면 늘 그렇듯, 밝고 환한 믿음이 어느 한켠에서 꼬물꼬물 거리는듯 하니 그나마 아직 제 가슴속의 희망이 잠들지 않은거 맞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