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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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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엽기적인 그놈


BY 뜰에비친햇살 2004-07-27

    사진 속의 이 아이처럼 딸 아이로 태어 났다면 내 속을 조금은 더 알며 조신하게 자라 갈 수 있을까? 주니는 요즘 말로 감당이 안되는 엽기적인 다섯살 사내다. 사실 말이 다섯살이지 덩치만 되바라지게 클뿐 아직 네돌도 안된 섧은 다섯살인데... 푹푹 찜 쪄 먹어도 좋을 어제 오후는 주니눔이나 나나 간담이 서~~늘~해 진 하루였다. 킥보드를 타고 급경사를 내달리다 곤두박질을 해 영광의 상처를 단 역사적인 하루였으니... 올 여름은 이래저래 유독 견디기가 버거운데 간 크고 겁 없는 아들눔마저 에미을 울렸다 웃겼다. 간담을 들었다 놓았다... 이눔은 에미가 얼마나 곱게 키우고 싶은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어디가 부러지거나 찢어진 곳은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 겠지만... 하긴, 사내 녀석들이 내 맘 같이 그리 곱게 자라 준다면 그것도 문제이겠다. 시간차를 두며 어지러기 하는 것은 금메달 감이고 엉뚱한 질문을 하는 건 단수를 가늠하기 어렵고 입맛은 고급이고 잔머리 굴리기는 거의 수준급이고 먹성은 코끼리가 울고 갈 상황이고 날 밤 새는 건 식은 죽 먹기며 에미 다루는 건 애비보다 능숙하고 대화술은 혀를 내 두를 판이고 처세술은 따라 갈 자 없으며 노는 것은 왕 터프하고... 열거 해 봤자 끝도 없는 것! 내가 머리에 김 좀 올리고 말아야 명(命)데로 살지 에혀... 오른쪽 이마에 검게 딱지가 되어 앉은 아직도 덜 삭은 혹이랑 윗 입술은 딱따구리 부리마냥 불거져 튀어나와 띵띵 불어 있고 긁힌 가슴과 까진 무릎, 손등의 상처, 팔꿈치와 어깨의 훈장, 여기저기 수도 없이 발라 놓은 연고의 번들거림... 쩔뚝거리는 다리로 닿으면 어찌 될까나 까진 무릎의 당김에 디디지도 못하는 왼쪽발 오만상 일거러진 얼굴에 조금만 건드려도 나 죽는다~ 하며 두 손은 허공을 헤매고, 입은 불거져 겨우 벌려 젖가락으로 떠 넣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앉아서 말 한마디로 에미를 다 조종하며 말로는 환자도 환자도 이런 중환자는 없다. 그러나 이런 몸으로 주니는 오늘 하루 공원안의 개울과 분수 속을 휘 저으며 몇시간을 뛰어 놀다 집으로 돌아 오자 마자 다시 사이비 중환자가 되어 잠이 들고 말았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