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고무신 임 그리며 가지런히 놓여진 하얀 그리움 달 빛 부서진 골 진 댓돌에 앉아 구멍 난 문풍지 바람에 훌쩍거리며 밤새 우는 소리에 너도 따라 울더라. 첫 닭이 우는 소리에 행여나 오실까 싸리문 열어두고 한들거리며 타 들던 호롱불마저 잠이 드는 시간 깜박 졸음에 화들짝 놀래는 여린 가슴 군불 속 뚝배기가 넘칠 때면 정지간 부지깽이도 춤을 추고 허옇게 밀려오는 새벽 뒷 담 굴뚝 속에서 피어난 연기가 옅은 어둠 안에서 기침을 할 적 재 너머 고갯길에 행여나 님의 소리 들리려나 까치도 울어대고 싸리문 방울도 따라 울고 댓돌 위 하얀 고무신 서러워 목이 메인다. * 2002-10-19일 作을 수정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