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다는 것 *
나는 아직도 내 자신의 몇 분의 일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산다는 것에 설레임을 느낀다.
- 제임스 딘-
집을 비워주고 나온지
일 년 하고도 몇달이 지난 2월 어느날,
'경매후 미수금이 남았으니 갚으시길 바라며 연락을 바랍니다'... 하는
신용정보사로부터 한 통의 서면 통보를 받았다.
무슨 소리일까?
몇 억대의 보증빚을 안고 사는 내게 또 무슨 돈을 갚으라는 걸까?
겉으로 보이는 평온 뒤엔 사는게 정신 없는 형편인지라
이런 아득한 일을 흔히 보내 오는 다른 독촉장에 묻어 놓고
한달씩 잊어 먹고 있었는데 이번엔 전화가 왔다.
'어리버리씨 댁이죠? 어쩌구... 저쩌구...'
또 몇일을 쫓아 다니며
뒤 늦은 상황 판단을 하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일년이나 지나 통보를 해 주는 그들의 처사에 방방뛰며 덤볐다가
'실수를 인정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는 한마디에
무슨 큰 죄인인냥 네~ 네~ 하며 긴 설명을 다 듣고는
갚지 않을 용쓸 재주가 없다고 스스로 꼬리를 내리고 만다.
'몇 백만원을 어디서 구해서 갚는다...
아... 나를 또 한 번 죽이는 일이다 이건~'
그러나... 그러나...
산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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