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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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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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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망증 & 잠보


BY 뜰에비친햇살 2003-10-23

    똑똑똑.............. 똑똑똑.............. 몇번을 시도하여 보아도 방문 저쪽에서는 기척이 없다. 이런~ 아직도 자는 거야?? 빨리 일어나서 출근을 해야되는데... 그래야 지각을 안 할 건데... 문디... 새벽부터 처자가 창피하게 여관에 발들여 놓고 깨워 주면 얼른 일어 날것이지.... 에휴~~~ 똑똑똑.............. 똑똑똑.............. 십여분을 문밖에서 두들겨도 안에서는 인기척이 없었다. 마지막이다...하는 생각으로 다시 문을 두드렸다. 창피함은 잠시 잊고, 발로 툭툭 차 보기도 하고, 문을 탕탕 두드리기도 하고, 불러 보기도 하고... 밤새 그냥 간 건가? 아직도 자는 건가? 자다가 뭔 일이 있었나? 별별 생각을 다 하며 이젠 슬슬 짜증이 날 참이었다. 쟈갸~~~ 빨리 일어나~~~ 늦었단 말야~~~ 지금 일어나도 택시 타야 지각 안해~~~ 문 열어봐~~~ 빨리~~~~~~~~~ 꽥꽥꽥~~~~~~~~~~~~~~~~~~~~ 지난 밤, 기숙사에 기거하는 그는 밤 늦은 시간까지의 데이트도 모자라 결국은 마지막 버스를 타는 나를 따라 내가 사는 동네까지 따라 왔다. 돌아갈려니, 가는 차도 이미 끈어진 상태! 그는 실실 수작(?)을 부리며 오늘밤은 나와 보내고 싶다고 했다. 나고 자란, 뻔히 아는 조그만 소도시에서 몇 걸음만 가다 보면 왠만히 안면있는 사람들이 천지인 곳... 11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지만, 혹여라두 아는 사람 마주칠까 두려웠다. 그와 나는 같은 회사에 다녔다. 퇴근 시간만 기다렸다. 데이트를 하려해도 사내 커플이 되다보니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였다. 6개월을 몰래 몰래....다녔으니.... 이년여를 사귀다보니 이젠 슬슬 헤어짐이 아쉬워진 것이다. 아직 우리집에는 인사도 안시킨 상태이고 그러다보니 이런 돌발 상황이 닥친 것이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내가 늦으면 늦었지 외박을 하리라곤 상상을 못하고 있을터... 레스토랑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헤어짐이 아쉬워 둘이서 기대어 속삭이고 있었다. 그래두 집에는 가야겠고... 결국엔 기차역 앞에 있는 깨끗해 보이는 여관에 들어가서도 오른쪽 맨끝에 있는... 호실을 확인하고 아침에 깨워주러 오겠다고 하고는 고개를 푸~욱 숙이고 얼른 나왔다. 그때, 회사까지 가는 아침 통근버스가 6시50분, 회사버스를 받아 탈수 있는 역까지 가는 열차가 7시 30분 인가? 그렇게 있었다. 그래서 혹시 통근버스 놓치면 열차를 탈 참으로 역 앞에 여관을 잡은 것이다. 근데... 이 남자 몇 십분(?)을 깨워도 꿈적도 않고 있는 것이다. 삐삐가 있는것도 아니요~ 지금처럼 핸드폰이 있는 것도 아니요~ 참 환장할 노릇이었다~ 어이씨~~~ 무슨 잠을 이렇게 깊이 자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며 씩씩거리며 문을 발로 걷어 차려는 순간! 문이 빼꼼~히 열리며 젊은 아가씨(?)가 삐죽이 얼굴을 내밀었다. 헉? 누구세요? ........ 누구냐구요? ........... 누구냐구요??????????????????????????????<<<<<<<<<<<<<<<<<<<<<<<<<< 엉엉엉어어어어어어엉~~~~~~~~~~~~~~~~~~~~~ 황당한 얼굴의 그녀가 되려 뭐 이런 여자가 다 있냐는 표정으로 나를 빤히 쳐다 봤다. 맘속에선 만감이 교차 되었다. 이것이~ 밤사이를 못참아서 여자를 들여? 이것이~ 그새를 못참아서....엉엉엉어엉~~~~~~~ 너 하고는 이제 끝이다~ 너같은 남자하고는 더이상 끝이다~ 엉엉어엉~~~~ 말은 안나오고 눈물만 펑펑 쏟아졌다. 그여자가 물었다. 누 구... 찾 으~ 세 요? 엉엉울면서 사정을 했다. 제발 문좀 열어 봐 달라고... 열어서 안을 볼수 있게 해달라고... 분명히 어젯밤 이 방에는 그가 들어와 잤는데 당신은 누구냐고... 지금 생각해보니 나도 어진간히 당돌 했었던 것 같다. 새우잠을 자던 여관 주인이 뛰어 왔다. 무슨 일이냐고? 따따따따...울면서 다시 설명을 하며 숙박계을 보여 달라고 했다. 분명히 숙박계에는 아직도 퇴실을 되어 있지 않은 그의 이름이 달랑 혼자 씌여 있었다. 봐라~ 이렇게 이사람이 있잖냐~ 그런데 왜 이여자가 이방에 있냐? 숙박계에 쓰여진 호실이 그때까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었다. 여관주인이 별 미친여자가 꼭두 새벽부터 난리다는양~ 젊은게 웃기도 않다는 표정이다. 수습을 해보겠다고 나서다가는 억지도 억지도~ 이런억지가 없다 싶으니 걍 휭~하고 들어가 버렸다. 그때! 그 아가씨 뒤로 속알머리가 히멀겋게 드러나는 중년의 남자가 사색이(?) 되어서 슬쩍 얼굴을 내밀다가 들어갔다. 어머? 저남자는 누구지? 분명히 그는 아닌데... 문이 탁~ 하고 닫히고, 안에서는 마누라가 찾아왔는줄 알았네,,,어쩌네,,, 하는 소리가 들려 나왔다.;; 그래두... 나는 이해를 할수가 없었다. 어째서 이방에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있는지.... 그때까지 그는 기척이 없었다. 나는, 출근이고 뭐고 다 필요가 없었다. 한마디로 죽고 싶었다. 그렇게 허무 할 수가 없었다. 몇년간 쌓은 사랑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하늘빛이 불그레지는 이른 아침을 정처없이 울면서 돌아다녔다. 익숙한 홈그라운드라는 생각도 잊고... 누가 보던지 말던지... 창피한것도 모른체 소도시를 흐르는 강둑에 앉아서 펑펑 울었다. 미치기 일보 직전의 마음에 회사는 가야 겠다는 생각이 왜 들었는지... 택시를 잡아타고 늦어도 한참이나 늦은 시간인 9시가 넘어서 출근을 했다. 일을 하는둥~ 마는둥~ 옆에서 친구들은 왜 그러냐? 무슨일 있냐? 아프냐? 계속 물어오고... 곰곰히... 곰곰히...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가 괘심하다는 생각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이 되질 않았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다가 왔다~ 결국 그가 먼저 전화를 했다~ 왜 안깨워줘서 지각하게 만들었냐고?? @@@@@@@@ 이런~ 이런 황당한 일이~ 지금 무슨 말을 하냐고? 안 깨워 주긴 누가 안 깨워줬냐고? 그렇게 깨워도 안 일어 난 사람이 누군데~~~ 다른 사람이랑 자 놓구선???????? 엉엉엉어어어어어~~~~~~~~~ 이렇게 또 눈물을 쏟으며 수화기를 붙들고 통곡을 했으니... 수화기 넘어에선 무슨 소리냐고... 말도 안되는 소릴 한다면서 변명아닌 변명을 하고... 에고... 사랑에 눈이 멀면 이렇게 지독한 질투(?)가 생기나 보다. 그러고도 한참이 지난 후에나 양쪽으로 나 있던 방들 중에 왼쪽과 오른쪽... 호실이 뒤 바꼈다는 걸 알았다. 진작에 알았어야 했던걸... 이렇게 건망증이 심한 여자와, 이렇게 잠많은 사람이 결혼해서 한 평생 난장을 벌이며 살아야 할 일들이 얼마나 고달프다는 것을.... 헉? 내가 어쩌자고 연애시절 비리까지 이렇게 고백하고 말았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