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하늘이 푸르른 날... 하얀 멍울 같은 흔적 하나 없이 선명하게 옥빛 물든 오늘 같은 날 갈 잎을 밟으며 이야기하던 그 시간도 뒤로한 채 추적거리며 내리던 비 속으로 무심하게도 걸어가던 네 모습이 생경스레 떠오르며 젖은 오후 너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목에서 소금기 가시지 않은 얼굴을 훔치며 가슴속으로 불렀던 노래가 흘러나오던 그곳이 생각 나 자주 가던 그 카페에 앉아 향 좋은 커피 한 잔 마주 놓고 뜨겁게 부서지는 가을 햇살을 바라보며 어느덧 나는 햇빛 속에 침투해 네가 숨쉬고 있을 그곳으로 하강을 하고 말았다. 하필이면 이렇게 하늘이 푸르른 날... 2003-09-25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