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338

▶ 하얀 고무신


BY 뜰에비친햇살 2003-10-06

      ▶ 하얀 고무신 임 그리며 가지런히 놓여진 하얀 고무신 한 켤레 달 빛 부서져 내려앉은 문지방 앞 골 진 작은 댓돌에 앉아 구멍 난 문풍지 밤새 바람에 훌쩍거리며 우는 소리에 서럽게 너도 따라 울더라. 첫 닭이 우는 소리에 행여나 오실까 싸리문 열어두고 한들거리며 타 드는 호롱불 잠재우고 깜박 졸음에 끄덕끄덕 군불 속 뚝배기가 넘칠 때면 정지간 부지깽이도 춤을 추고 허옇게 밀려오는 새벽 뒷간 굴뚝 속에서 피어난 연기가 옅은 어둠 안에서 기침을 할 적 재 너머 고갯길로 그리움이 밀려오려나 까치도 울어대고 싸리문 방울도 딸랑딸랑 댓돌 위 하얀 고무신 오늘도 그렇게 기다리고 있다.



    [응답]무늬    [2002-10-19,08:24]/
    하얀 고무신..하얀국화
    -바람에 훌쩍거리며 우는 소리에
    서럽게 너도 따라 울더라.~~~-
    
    한편의 수묵화이며 그 이상의 감동이 느껴집니다.
    그래서였을까..
    오늘아침 출근길 하얀국화가 피어있는 꽃단지에서
    눈을떼지 못했습니다.
    노란꽃이 사랑의 환희라면
    하얀꽃은 기다림의 눈물이라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하얀고무신과 하얀국화가 어우러진 아침
    햇살님께 감사의 눈물을 샘물로 드리고 싶나이다..^^*
    
    [응답]bada1207    [2002-10-19,13:51]/
    임 그리며 언제까지라도 기다리는 하얀 고무신. 
    오랜 세월 지나  그 고무신 누렇게 색 바래도 
    기다리고 또 기다릴것만 같은 하얀 고무신.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처럼 느껴지네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