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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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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바람


BY 뜰에비친햇살 2003-09-29

▶봄바람

깊숙한 장속 어딘가에 들어있던
쫄티도 꺼내보고 반바지도 꺼내보고
입어보고, 당겨보고, 둘러보고, 걸쳐보고
탱탱하게 엉겨붙은
애꿎은 옷들만 원망하며 입었다 벗었다
거울속에 비추인 모습에
눈쌀을 찌푸리다가 휴~ 하고
그렇게 긴 한숨만 내쉬어 봅니다.

저편에 비추어진 핏기잃어 헝클어진 모습은
자글자글 잔주름이 늘어가고
몸따로 마음따로 그렇게 오후가 다가고
마음은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두근두근...
누군가가 애타게 나를 찾고 있지는 않는지
그렇게 헛물을 켜며 혹여나 하는 마음에
묵묵부답 얌전히 자리 틀고 있는
수화기만 할일 없이 만지작~만지작~

물오른 잎새마다 힘찬 숨 내쉬고
영산홍 마디마디 수줍어 얼굴 붉힌
꽃분홍 치마자락이 다투어 뽐을내니
행여나 심술궂게 나무가지 흔들대도
봄바람의 끝자락을 놓치지는 못하네요
진정이 되지않는 알수없이 설레이는 이마음
이밤 그래서,
그대 사랑을 가슴에 담고 바람을 잠재웁니다.

2002/04/25/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