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시 가지 끝에서 덩그니 혼자 남아 붉은 입술을 떨고 있는 너 뜨거운 여름을 맞을 초입에서 넌 꽃비를 날리고 있었는데 많은 시련과 유혹 속에서도 든든히 지켜오던 네 삶을 따스하게 번지는 해 아래서 묵묵히 익혀왔건만 심술궂은 비바람과 폭풍의 질주 속에 떠나고 넌 외로이 홀로 남았구나 울지 마라 외로워 마라 고독에 떨지 마라 내 너를 사랑한다. 난 너를 잊지 않는다. 서리에 빛나고 눈옷을 살포시 덮고 발그레 수줍어 빼꼼히 내민 그 입술을 그리워한다. 2001/12/15/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