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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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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진짜 모든 걸 팽개쳐 버리고 싶다


BY 혜진맘 2003-11-25

사람들은 언제 지칠까?

 

가만히 내 자신의 경우를 돌이켜 보면

 

하루종일 동동거리며 이것저것 하다가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는 것 같네"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

나도 모르게 긴장이 조금씩 풀리는 늦은 오후, 초저녁 무렵이 그렇다.

 

나는 손이 열 개라도 모자라는 판에

옆에서 태평스럽게 있으면서

"이거 해 줘 저거 해"

"저거 해 달라니까 왜 안해주는 거야?" 

요구만 할 때가 그렇다

 

열심히 이것저것 해주었더니 기껏 하는 말이

"왜 이것 밖에 안 해주는 거야?"

"에에, 이게 뭐야. 시시해"

"이게 아니고 난 저게 해달라고 그랬잖아"

하고 불평 불만을 늘어놓을  때가 그렇다.

 

잘 하든지 못 하든지 간에 나 나름대로는 열심히

그야말로 최선을 다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데 그 옆에서

이런 모든 것들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무시할 때가 그렇다.

 

"그거 누가 시켜서 하냐? 너 스스로가 원해서 하는 거잖아"

"누구나 다 그렇게 해. 너만 그러는 거 아냐"

"네가 뭐 하는 게 있다고 그러냐?" 

 

"겨우 고까짓껏 해놓고선 생색은 무슨 생색...."

"넌 아무리 해도 안돼. 역시 넌 그게 한계야"

"그래봤자 거기서 거기야. 용 쓰지 마"

 

이럴 땐 진짜 모든 걸 팽개쳐 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