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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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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에게서 행복을 느낀다.


BY 혜진맘 2003-10-19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온가족이 낚시를 다녀왔다.

바다낚시야 몇번 가봤지만

저수지에서 하는 민물낚시는 처음이라

혹시 아이들이 징징거리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면서 떠났는데 아이들은 생각외로 잘 놀아주었다.

 

새벽 6시라는 이른 시간에 깨워도

군소리 하나 없이 벌떡 일어나면서

"준현아! 낚시 가야지 일어나~!"

동생까지 챙겨주는 의젓한 딸.

 

엄마도 징그러워서 못 만지는 지렁이를

아무런 스스럼없이 만지는 딸.

친구삼아 이리저리 주물럭거리기도 하고

낚시바늘에 척척 끼우기도 하는 혜진이.

 

또 한 번 딸아이의 모습에 놀라고 만다.

'아이에게 저런 터프한 면이 있었다니....'

 

짖궂은 연년생 동생 준현이때문에

짜증내고 화내고 신경질 내기 일쑤이지만,

그래도 밖에 나가선 둘도 없이 다정한 누나로

항상 동생을 챙겨주는 딸아이.

 

늦은 저녁을 마치고 남자들끼리 샤워를 하고 나온 후

여자들끼리 샤워를 하러 욕실에 들어갔을 때,

"엄마! 등은 내가 밀어줄께. 이리 와"

있는 힘을 다해 이쪽 저쪽 때를 밀어주면서

"엄마 손이 여기는 닿아? 여기는 안닿지?"

꼼꼼히 챙겨주는 딸아이.

그리고는 아주 뿌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혜진이.

 

요즘 들어 부쩍 책에 관심이 많아진 아이.

아침에 눈 떠서 거실로 나오면

시키지 않아도 책장에서  책을 뽑아들고

천천히 눈으로 책을 읽어나가는 아이.

 

하루 대여섯 권의 책을 읽어대는 아이가

너무 예뻐서 사준 그리스로마 신화 만화를 보느라

밥 먹는 것도 화장실 가는 것도  엄마 부르는 것도 잊어버려

때로는 엄마의 언성을 높이게 하는 딸아이.

 

이런 딸아이의 다양한 모습들에서

작은 행복을 느낍니다.

 

"이런 딸 있어? 당신?"

"당신이 사랑하는 아들 준현이는 아직 이런 맛 없지?"

괜시레 남편 앞에서 어깨에 힘을 주면서 자랑해 봅니다.

그게 그거겠지만....

(제 딸이 곧 남편 딸이겠지만 말입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