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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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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교 없는 여자는 어떻게 살으라구...


BY 못난이 2006-01-13

  여러분, 오늘 열 받았어요.시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드렸는데 76되시는데, 남편이 옆에 있냐해서 방에 있다니

" 그럼 안 들리겠구나! 아바이 밖에서 일하고 오면 따뜻하게 해 주고 아양도 떨고 잘해줘라.너 형님은 시숙한테 잘 하는데, 넌 안 그렇더라.남자들도 아양떨면 좋아하고 시어머니도 좋아한다. 너 그러나?"

  제가 순간 뭔가에 얻어 맞은 듯한 느낌!!!!

어머님도 돌아가신 아버님께 아양 떠는 걸 못 봤는데,그런 말씀은 못 드리고 제가

" 다 떨고 살죠, 어머니. 그리고 형님은 잘 하시더라구요, 저도 인정해요.형님만큼은 못해도 다 아양 떨고 살아요."

  하니 두 번, 세번 당부를 하시는 거예요.

그냥 들으면 좋은 소리인데 왜 열 받나 하시겠죠?

 하지만 저로서는 정말 황당한 얘기를 들은 거예요.

 

26살 새색시때 70된 시어른을 모시고 살았답니다.사실 제대로 신혼도 못 보냈어요. 나이 많은 어른들 앞이라 늘 조심스러웠습니다.

 7남매 막내였고 첫째시누이가 친정어머니하고 5년 정도 차이가 나나 그랬어요. 첫째시누 첫딸이 저와 3살차이였어요.

 

  전 나이 많은 형님들도 어렵고 말수도 적어지고 조심스러웠죠.

그 때 이미 형님은 결혼 6년됐었나  그랬어요.

  가끔 남편도 시댁식구들이 모이면 제가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다고 안스러워했답니다. 전 할 말도 별로 없었고 저에게 많이 말 걸어 주는 사람도 없었답니다. 항상 부엌디기였죠  뭐.

  2,3 년 지나면서는 제가 포기했어요. 할 도리만 하자구요. 말 없이 그저 묵묵히 부엌일 하는 게 편했답니다.

   지금도 형님하고 시댁에 가게 되면 늘 부엌에 있는 건 저예요. 그래도 형식적으로나마 먼저 나오는 걸 못 봐요. 자기는 미리 해 봤다는 건지....전 정말 남편 하나 바라보고 다 참고 사는 거 거던요.

 전 원래 성격이 밝고 명랑하고 여행 좋아하고 음주가무 다 좋아하고 잘 놀아요.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 인기도 많아 주위에 사람이 많아요. 그런 성격인 줄 남편은 알아요.

  시댁식구들은 제가 얌전하고 착한 며느리인 줄만 알아요.

결혼 10년동안 술상 한 번 제대로 내는 걸 못 봤고 가족끼리 노래방 한 번 가서 노는 걸 못 봤어요.아버님이 술을 많이 드셔서 사위들에게는 어머님이 술 안 줍니다. 즐길 줄 모르는 가족이고 말로는 다 음치라네요. 제 노래 실력 한 번 뽐 낸 적이 없었다구요.

  제가 노래방에서 노래 하는 걸 보면 시댁식구 기절할걸요.

  참고로 친정분위기는 안 그래요. 친정아버지 노래하시면 상은 다 탓던 분이고 삼촌,가족들 모두 노래 잘하고 즐길 줄 아는 분입니다.저의 시집살이는 정말 답답했답니다.

 

  애교는 저를 아는 사람은   많다고 하는데 남편만은 제가 애교 없다고 해요. 그것은 인정해요, 제가 남편에게는 애교를 안 뜨는 편이예요.그래도 이 남자, 제가 좋다고 그래요.

 

   그리고 성격적으로 남편은 제가 애교를 떨게 하는 성격이 아니예요.전 완벽주의라 항상 남편이 하는 일들이 헛점이 보이고 맘에 딱 안 들어요.그게 쌓이다 보니 애교를 남편이 저에게 더 떨게 되더라구요.일상 생활에서 미안한 사람이 애교 떠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전 재미있는 사람이거든요.개그흉내도 잘내고 말도 잼있게 하고..그런 면을 어머님은 모르세요.

  정말 억울해요. 

어머니 앞에서 갑자기 애교를 떨 수는 없는 일..

  어머니께서 저희를 걱정하시는 거지만 전 간섭 같아서 싫어요.

부부사이의 일이잖아요.

  남편과 전 다르지만 그래도 서로 좋아하는 맘은 똑같기에 참고 잘 살아 왔음 되는 거 아닌가요?

   몇 년 전에도 남편이 감기가 심하게 걸렸는데 저를 불러 하시는 말씀이 "합방하지 말아라이" 하시는 거예요. 전 얼굴이 빨개졌잖아요.

엄머님께서 그런 말씀까지 하실 줄 몰랐거든요.

 

지금 네 시간 쯤 지났는데..

남편은 제가 일년전부터 정동진 가고 싶어 한 걸 내일 소원 들어 준다고 해서 가기로 했는데 기분이 확 망쳤었어요.

  그래도 꿀꿀한 기분으로 장보고 남편에게 뭐라 말은 못하겠고 이렇게 글로 쓰니 좀 낫네요.

  저 같음 강원도로 가면 눈도 오고 했으니 날씨도 어떤가 알아 보고 자는 곳 예약했음 콘도라면 뭘 준비해 가야 하나 물어 보고 할 건데,,그런 신경도 안 쓰고 제 얘기 듣고 전화하고 확인했잖아요.


   제가 남편에게 바라는 것은요. 제발 제가 싫어 하는 집안 에서의 여러 행동,조심 좀 해 줬음 좋겠고, 제가 두 세번 손가게 하는 버릇도 고쳐 주었음 좋겠고 제가 뭐든 믿고 따를 수 있게 준비도 잘 했음해요.

저도 이젠 완벽주의에서 많이 벗어 났거든요. 애들 키우는 거, 시댁, 친정 일도 머리가 너무 아파요.

  몇 일 전 부터 계속 어깨가 무겁고 뒷골이 땡겨 파스, 물파스 바르고 하는데 그런 것도 남편은 몰라요.

  저흰 시댁도 이주에 한 번은 꼭 가고 한달에 세번 갈 때도 있어요.어머님이 혼자 계셔서 손자 보고 싶어해서 가긴 하는데요.

  이제 저도 좀 쉬엄 쉬엄 갔음 좋겠어요. 맘이 허해요.

제 나이 37살 되는데...그 동안 참 바쁘게 살았어요.

  요즘 남편은 일복이 많아서 밤, 낮 잠 도 잘 못자고 지방으로

다니느라 고생이에요.  제가 말은 퉁해도 걱정 많이 합니다.

안스럽고 뭔가 안타깝고  저렇게까지 고생해야 하나 싶고요. 좀 편한 일 했음 하고요. 건데 벌서 1년이 넘게 하니 만성도 되 갑니다.

 사람이 일년 사이 팍 늙었답니다. 얼굴도 새까맣고...

 맘이 아파요.

성격이 밝고 긍정적이고 워낙 스트레스 안 받는성격이고 잘 잊어

버리고 덜렁대고 인내심 강하고 그래요.

 남편이 좀 더 뭐든지 챙기는 성격이 되길 바래요.

건강도 가족도, 일도....

 

  이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