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요. 희한한 일이예요. 형님은 무슨 날만 되면 아픈거예요.
시집오기 전부터 약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제 남편이 그러더라구요.
어머님도 형님이 아프다고 하면 자주 그러니 칠십넘은 노인네가 자기 몸보다
서른일곱된 며느리를 더 걱정하세요.
저도 시집 온지가 9년이고 몇 년 전 부터 제사도 지내고 보니 형님도 그러고 싶어 그러는 건 아니겠지만 막 짜증이 나요. 딴 집 막내 며느리는 정말 농댕이 피우면서 지내는데...
전 남편이 워낙 효자스럽고 어머님이 마흔 넘어 늦게 낳은 아들이라 귀하게 여기셔서 손주들 얼굴 자주 보여 드리고 싶어서 이주에 한 번은 가거든요. 시댁도 가까이 있구요. 멀리 이사도 못 가요. 어머님 때문에.... 지금도 혼자 계시거든요.
형님도 저에게 불만이 있겠죠? 형님과 툭 터 놓고 얘기하고 싶은데요. 그러다 서로 얼굴 보기 싫어지면 어떡해요.
그래서 말도 못하겠구요. 제 남편도 그래요. 형님 성격이 좀 꽁하고 소심하다구...
그런데 형님이요. 저에게 하는 말을 너무 아껴요. 자기는 맏며느리라 일을 하고 나면 수고했다는 소리 다 듣잖아요. 그런데 저에게 동서야 수고했다는 소리를 먼저 잘 안 해요. 제가 먼저 꼭 해야 하구요. 자기는 몸이 아파도 일 다 한다구 항상 자격지심이 있어요.
저도 일주일 전부터 아파서 약먹고 있는데..저번 주도 아픈데 시댁 갔다 왔거든요.
전 그게 맘이 편해서요. 남편은 안 스러워해요. 제가 애쓰는 것도 알고 형님이 저에게 좀 서운하게 하는 것도 알아요. 저희 남편과 제가 같이 흉보는 게 아니구요. 그럴 일이 몇 번 있었거든요.
오늘도 장 보러 가는 줄 알고 전화했더니, 아파서 내일 간다는 거에요. 저한텐 연락도 안 하구요,그래서 어머님께 전화하니 내일 남편과 가면 된다고 저보고 시댁에 와 있고 형님은 쉬라고 하라는 거예요.어머님께 형님께 전화하라니 저보고 하라는 거에요.그랬더니 형님...
" 이제 움직여야지, 약도 먹었고, 나 아파도 일 다할 테니, 걱정마, 언제 안 했나, 내가 간다,"
하는 거예요. 전요, 기분이 상했어요. 자기 혼자 일 다한 거 아니잖아요.
저는 놀았나요! 형님이 아프면 성격 급한 어머니등살에 제가 바빠진다니까요?
정말 저번 아버님 제사때도 맘이 몹시 상했는데 이번에도 김이 팍 샜어요.
저두요 아프거든요. 슬슬 할래요.제 성격이 좀 깔끔하고 빠른 편이라서 일 복도 많고 그렇거든요. 그런데 그게 제 성격이기에 힘들어도 그렇게 지냈는데요.
그걸 알아 주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 억울하더라구요.
형님이 저의 수고로움도 알아 줬으면 해요. 따뜻한 말 한마디 해 주고요.
다른 집 동서사이 보면 정말 다 나빠요, 하지만 우린 남들이 보면 좋게 보여요. 저도 맘 속에 서운한 게 있지만 참고 지내고 있는 거거든요. 이걸 다 토해 내면 우리도 사이가 나빠지겠죠? 하지만 어머님이 계시니 그런 모습 보이기 싫고 그래요.
이번 추석 별 일 없이 잘 보냈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