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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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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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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 맞어?


BY 못난이 2004-04-04

  아파트에 3년 넘게 살다 보니 애들 나이에 맞추어 엄마들이 어울리는 게 자연스럽더라구요.

큰 애 또래가 많아서 네 집 정도가 엄마들 나이도 아래 위로 한 두살 차이이고 해서 잘 지내고 있지요.글쎄요, 사실 잘 지내고 있는지 제 입장에서는 좀 그래요. 솔직히 손해를 본다고 해야 하나...다들 성격이 느긋한 엄마속에 전 혼자 바쁜 성격이거든요. 우리 집에 오면 항상 깔끔하다 하고, 간장이며, 소금, 양파, 우유, 계란, 밥 한 공기, 쌀, 밀가루, 스카치테입, 펀치, A4용지 등등...우리집 신세를 한 두번 안 거친 엄마가 없어요. 애들도 우리 집에 오면 아줌마가 먹을 것도 주고, 재미있다며 오면 좀처럼 갈려고 하지를 않아요. 하물며 똥을 몇 일 못 눴다는 애도 오면 놀다가 똥 싸고 가고, 오줌 싸고 가고 그래요.

  항상 도와 주는 편이에요.

   이제 오래 지내다 보니 서로 남편 험담도 하고 그렇죠. 어쩜 그렇게 반대인 성격끼리 만나는지, 참 희한하더라구요.

  그런데 어느날, 네집 중 한집인 엄마가  엘리베이트안에서 제 남편을 만났죠. 손에는 쓰레기 봉투와, 재활용 플라스틱담는 바구니랑.. 그게 좀 무거워 보였는지<아줌마는 하나도 무겁지 않았데요> 제 남편이" 좀 들어 드릴까요?" 했다는 거예요. 그 얘기 듣고 제가 얼마나 열이 나던지... 제 남편이요. 엄청 게으르고 뭐든지 잘 잊어버리거던요. 그리고 결혼하고

알아서 한 번도 쓰레기봉투를 버려 준 적이 없어요. 딴 남편들은 아침에 출근하면서 잘 버려도 주길래, 제가 그렇게 해 달라고 하니 "더럽고 손에 냄새 밴다고" 안 한 남편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매번 버렸죠. 건데 이웃집 아줌마한테는  어떻게 그런 호의를 베푸는지...잔뜩 벼러고 있다가 그 날 저녘에 작은 말다툼을 했죠. 그리고 다음 날 아침.."버릴 쓰레기 없나" 하는 거예요.미안했던지...

  정말 9년 살면서 여러 잔소리중 양말 두짝 세탁기에 넣는 거 하나 해 주는 게 다예요.자기는 워낙 잘 잊어버리니 자꾸 얘기하라지만, 제 입장에서는 저를 무시하는 행동같아서 자존심도

상하고 말 하는 것도 짜증이 나서 안했거든요.

  남자들은 딴 여자에게는 참 자상하고 멋있게 보일려고 하는 것 같아요.그런 것 때문에 딴 아줌마들이 제 남편이 저한테 잘하는 줄 알아요. 물론 잘 하는 점도 있지만 제 맘에 안드는 부분이 더 많죠.연애 할 때완 다르게....

  그리고 어젯밤엔 친구들과 한 잔하고 와서는 '있지, 좀 상냥하게 말 좀 해라, 큰 소리 좀 치지 말고...그리고 내 친구 부인들은 남편이 오면 옷을 옆에서 다 받아서 옷걸이에 걸어 준다는데..." 하며 저에게 요구사항을 애기하더라구요.  제가 처음부터 큰 소리치고 상냥하지 않았나요. 누구한테 시집 와서 살면서 이것도 그나마 적응하며 사느라고 이렇게 됐는데,누구 땜에 이렇게 됐는데...  울 애들이 워낙 엄마뒤를 졸졸 따라 다니고 해 달라는 게 많았고, 아빠한테는 잘 가지도 않아서 애 보는 것만으로도 제 하루 생활은 힘들었거든요. 애들이 힘들게 한다는 걸 다 알면서도 설겆이 한번 거들어 주지 않았던 남편이....

  저 정말 억울하고 서러워서 말이 안 나오더라구요. 이제 좀 제 시간도 나고 해서 저를 제가 다스리고 있는 중인데, 그걸 못 참고 자기 뒷바라지를 더 하라니...

  벌써 나이를 먹어 가는 건지..나이들면 애가 된다더니...

  그 설겆이 얘기를 했더니 남편은 식기세척기를 사 준다는 거예요.

진작 사주지 그럴거면....저도 딴 남편처럼 애들 목욕도 시켜 주고, 일찍 들어 와서 저녘 먹어 주는 남편, 애들 숙제까지 봐 주고 준비물까지 다 봐주는 그런 남편이 부러워요.

  제가 다 말을 안 해서 그렇죠!

그런데 어떡해요.

 제 반쪽인 걸...

 

제 남편은 제가 연약한 여자로 보이지 않는 가 봐요.남편이 하는 말

" 넌 다 알아서 잘 하잖아" 그 한마디..

  제 속이 얼마나 타 들어가는지 모르는 소리...

이런 남편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형광등 갈아 달라하면 겁나서 못하는 남편...보다가 답답해서 내려 오라하고 제가 매번 갈아

요. 애들 목욕 좀 시키라하면 애들이  머리 감으며 아프다고 울고, 소리지르고...

  뭐 좀 가져 오라던지, 사 달라고 하면 <미리 한 세번 애기 해 주거든요 그래도>까 먹고 그냥

들어 오는 남편...열쇠며,지갑이며, 수첩이며, 골고루 다 잘 잊어버리고..다행히 좋은 사람들 덕택에 주인 찿아 와요. 신분증도 은행에서 보관중이라 전화오고.. 지갑 주웠다 전화오고, 돈도 그대로 ..  이제는 시어머님도 저보고 잘 챙기라고 당부하실 정도라니까요.

  아이고 제남편 자는데 너무 욕해서 귀 간지러워 일어 나겠어요.

기회있음 또 하고 이제 자야겠어요..모두 잘  주무세요.아~~~~~잠 와라..

이런 남편을 어떻게 시키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