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몇 일 좀 아팠거든요.온몸이 쑤시고 손가락뼈마디가 다 아프더라구요.
산후풍이라는 것 같다구..요즘 같은 날씨엔 딱 그런 증상이 온다고들 하더라구요.
그런데 나이도 젊은 게 온 삭신이 다 쑤시니 아무런 의욕도 없더라구요.
그런데 75세인 시어머니 온 삭신이 아프다고 에고 에고 하시면서도 밭에 콩 뽑아 두드려 콩다 가려 놓으시구, 밭고랑 만드시고...다음주엔 마늘 심으신다구 하시네요.
어른 앞에선 아프다 할 소리가 아니지만 전 정말 아무 것도 하기 싫고 귀찮던데 말이죠.
지금도 이런데 나이 들면 더할거고..갑자기 늙고 있는 게 막 서럽더라구요.
그래서 사람들이 회춘한다면 난리죠! 그런 기분이 이제야 이해가 가요.
나의 젊음이 이제는 다했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게 껍질만 남아가는 기분 있죠!
지금의 상태라도 잘 가꾸어 나가야 할 텐데...갑자기 막 이런 저런 욕구가 생겨요.
몸에 좋다는 건강식도 좀 자주 먹고, 맛사지도 다니고, 에어로빅으로 탄력있는 몸매도 만들고,미용실도 자주 이용해서 세련되게 살자....남편도 이효리만 나오면 입이 딱 벌어지니,약이 얼마나 오르는지..자기는 아저씨 아닌가 뭐. 이효리가 처다보기나 한데..치!
그~런~데~요. 이렇게 할려면 남편월급이 400은 되야 하지 않을까요?
기분이 좀 좋아질려고 하니 현실이 내 눈 앞을 콱 막는 거 있죠?
현실로 돌아오면 무지 아~파~~요~~~이루지 못할 꿈들로 남아 내 맘을 무지 쓰리게 하네요.
참 전 요즘 토, 일하는 드라마에 푹 빠져 있는데요. 너무 하지 않나요?
사는 게 다 그런거다 싶어요. 죽어라 고생하다가 좀 살 만하면 불행이 오는 거.
그러니 그만 그만하게 아웅다웅사는 게 길게 보면 더 좋은 것 같아요.
전요.이만하면 내 주제에 괜찮다라고 생각하고 살거든요.
건데 가끔 학교엄마들 모임에 다녀 오면 힘이 쭉 빠져요.
막 꿀리는 기분 있죠! 맘 통하는 사람 만나기도 힘들구요.
다 잘 먹고 잘 살더라구요. 제가 그런 사람만 봐서 그런진 모르지만, 너무 부럽고 그래요.난 왜 이렇게 밖에 못 사나싶고... 물론 저보다 못한 환경의 사람들도 많지만 그런 생각으로 살아지기란 힘들잖아요.
제가 제인생살이에서 반 정도는 온 것 같은데요.
사실 앞으로 다가 올 미래가 겁나요.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후회하지 않을까요?
딸, 아들 키우는 게 큰 과제인데 얘들이 잘 자라줄까요?
나름대로 엄마노릇을 열심히 하는데 애들은 어떤 엄마였다고 기억할까요?
전 큰 바램 안 가질래요.
지금처럼 매일 늦게까지 회사일 하는 남편이<가정엔 소홀해서 저 무지 삐져 있어요>건강하고,딸이지만 아들 못지 않은 딸이 지금처럼 애교 많고 덜렁거리며자라길 바래요.
엄마만 졸졸 따라 다니는 아들..고집쟁이지만 앞으론 성격 좋은 멋있는 남자가 되길 바랄래요.크지 않죠! 참, 제 자신에게는 밝은 웃음과 건강이 떠나지 않기를 바래요.
좀 철학적으로 나가보려 했는데 평범한 주부의 넋두리가 됐네요.
좀 피곤하네요.자야겠어요.
결혼하고는 잠도 푹 못자 봤어요.자고 나면 깨운한 느낌, 정말 그리워요.
좀 더 나은 내일이 되길 바라며 여러분도 푹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