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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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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마밭에 문패를 달고서


BY 꿈꾸는 바다 2004-04-15

    주말농장을 신청해놓고 그동안 마음만으로 그려보던 곳에 가기위해 몇가지 단출하게 준비를 해보았다 여지껏 한번도 농사를 지어 보지않은 사람으로서 선(先)은 이렇고 후(後)는 이렇게 해야겠다는 요량도 없이 여섯종류의 종자를 사고 두종류의 모종을 사고 여섯종류의 꽃씨앗을 준비했다 큰 욕심없이 가끔 밖으로 바람을 만나러 나가고,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데이트로 즐기고 부드러운 흙을 만짐으로서 내 마음도 모든것을 허용하는 흙의 자세를 얻게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 있었다. 간단한 작업복 차림에 모자를 쓰고 수건을 두른 나와 어머니의 차림새가 70개의 밭속에 흩어진 사람들과 잘 어울려 보인다 제각기 저마다의 문패를 달고있는 작은 밭들 나도 내 밭을 찾아 두리번거리며 밭고랑을 따라 흙길을 걸어본다 **** 꿈꾸는바다 농장 **** 바다도 아닌곳에 꿈꾸는 바다가 있는 것이었다 지금 이순간의 내 꿈이 호미자루를 잡고 따스하게 내리는 햇살을 헤집듯이 흙을 헤집는 것일까? 아!! 보기와는 다르게 부드럽게 붉은 속살을 보여주는 흙. 밭흙을 고르고 밑거름을 살짝살짝 뿌리고 가지고 간 고추모종을 입학식날 아이들 줄 세우듯 가지런히 건격을 맞추어 심고 가지 모종도 심었다 호미로 골을 만들어 시금치 종자봉지를 뜯어 손바닥에 부으니 아!! 내 어찌 상상이나 했겠는가? 둥근모양양쪽 끝이 뽀족한 그 이쁜 연두빛 씨앗의 모습을 열무 봉지를 쏟으니 바알간 색의 둥근 씨앗이 상추 봉지속에 숨어있는 씨앗의 색감과 무게의 가벼움과 날렵한 생김새라니 정구지(부추)의 씨앗은 메밀껍질과 모양이 흡사한데 검정색이었다 봄날 초벌정구지는 사촌도 안준다는 말처럼 영양가를 모두 흡수해서 검정빛인가 봄배추도, 쑥갓도 씨를 뿌렸다 흙을 살짝살짝 덮어야한다는 어머니의 말이 흙속에서 태어나 흙속으로 돌아가는 씨앗들을 과잉보호 하지말라는 것처럼 들렸다 어머니가 자식을 자궁속에서 열달을 길러내듯이 작은 씨앗에서, 단단한 껍질을 뚷고 한포기의 싹이 나기까지 보드라운 흙속의 습기가 잘 품어주리라 관상용 호박,조롱박,강낭콩, 해바라기,접시꽃, 봉선화 , 씨앗을 밭 주위에다 심고 돌아오는 길은 흐뭇함과 뿌듯함이 내 마음의 밭이랑을 덮고 있었다